LG그룹은 올해 미래형 승부사업 육성을 위해 집중적인 연구ㆍ개발(R&D) 투자를 실시한다.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총 2조9,000억원을 투입해 정보전자소재, 유기 광전자,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분야에 대한 강화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공격적인 R&D 투자와 승부수를 통해 `일등 LG`의 위상을 공고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구본무 그룹 회장을 비롯한 LG 최고경영진과 계열사 CTO(최고기술책임자)로 구성된 LG기술협의회 위원 등 80여명은 일등 LG의 발판이 될 차세대 승부사업 및 주력사업 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자ㆍ정보통신부문은 디지털 TV,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분야 등에 지난 해보다 11% 증가한 2조5,500억원이 투입된다. 전체 연구개발 투자금액 가운데 거의 대부분을 쏟아 붓는 셈이다.
◇전자, 고부가상품에 투자=LG전자는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확대 및 수출 증진 노력으로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디지털 TV, PDP, LCD,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 투입하여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프리미엄 홈네트워크(Home Network) 사업의 시장 선점을 통해 2004년 글로벌 톱 3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미래형 신규사업으로는 홈네트워크,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ㆍ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단말기, 차세대 차량시스템(텔레매틱스, 네비게이션 등), 유기EL, 광소자 분야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검토를 통해 고성장럭者寬“∞?유망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정보통신, 국내외 시장 지배력 강화=글로벌 이동단말사업은 CDMA단말기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GSM단말기부문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계 주요 글로벌 이통통신 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신규거래선을 적극 공략, 3세대 이통통신 분야에서 세계 4위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시장 강화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번호 이동성 제도 본격화를 계기로 가입자 600만명을 확보, 시장점유율 20% 달성을 이뤄낼 예정이다. LG텔레콤은`약정할인`, `뱅크온`, `엔젤서비스` 같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계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화상통화 등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말까지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하고 지하공간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200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 통화품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시설 투자가 3,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화학, 신규 사업 분야 중심으로=화학ㆍ에너지부문은 정보전자소재, 유기 광전자 분야 등에 2003년보다 17% 증가한 3,500억원을 R&D 투자로 집행한다.
2004년 경영 목표로 `1등 사업 집중 육성`, `가속화, R&D 역량 강화`로 삼고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매출 확대, 기능수지 및 산업재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편광판, 2차전지, PVC, ABS, 인조대리석, 표면자재 등 1등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중국, 타이완 등 세계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것이 주요 방침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 대해서는 마케팅과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해 베이징에 `중국지역본부`를 신설해 상하이무역법인, 홍콩법인, 중국내 지사 및 각 생산법인의 영업ㆍ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재 부문은 최근 인조대리석 미국법인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표면소재ㆍ광고재의 미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인재 육성과 해외 지역전문가 과정 확대 등 글로벌 인재 기르기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홈쇼핑, 온라인 1등 유통기업으로=LG홈쇼핑은 올해 매출 1조9,000억원, 경상이익 571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달성해 온라인을 전문으로한 유통 1위기업 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망인 LG이숍을 미래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등 기업 운영에서 얻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수익사업화할 방침이다.
中진출 원조서 `차이나LG`로
LG그룹은 지난 93년에 만리장성을 넘은 중국진출 원조그룹이다.
진출 10년의 성적표도 화려하다. 93년 중국현지 매출 75만달러가 10년만에 무려 75억달러로 100배의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는 계열사만 해도 12개로 다른 그룹을 압도하고 있다.
LG전자가 93년 중국 후이저우에 생산법인을 설립한 이래 화학, LG필립스LCD 등 그룹주력 계열사들이 중국내 대표적인 한국기업 이미지를 심고 있다. LG는 2004년을 `차이나 LG`라는 중국기업으로 자리잡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철저히 `중국인의,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현지화`를 이뤄내겠다는 야심이다.
◇`차이나 LG`=LG그룹은 중국현지매출을 2003년 75억달러에서 2004년 100억달러로 대폭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중국현지에서 전체 사업을 진행하는 `현지완결형`사업구조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005년에는 중국 베이징시 중심지인 창안대로(長安大路)에 지상 30층 2개동ㆍ지하 4층 규모로 완공될 `LG베이징타워`는 중국진출 12개 계열사들의 중국 본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중국진출을 컨트롤 하는 교두보로써 중국전역에 `차이나 LG`라는 현지기업 이미지를 심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전자계열사, 투자강화=LG전자는 중국 현지법인을 기존의 생산기지에서 연구개발과 독자 마케팅을 갖춘 회사로 만들기 위해 베이징에 대규모 `R&D(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중국내 R&D인력을 2005년까지 2,000명으로 대폭 늘려 중국시장을 겨냥한 디지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칭화대와 현지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차이나 MBA`과정을 개설한데 이어 베이징대 등 중국 19개 명문 대학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난징시 모듈공장 생산능력을 연산 360만대에서 2005년까지 연산 1,2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업계 1위를 굳힐 전략이다.
◇LG화학, 중국내 1위 다지기=LG화학은 중국시장에서 PVC, ABS,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고부가 제품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동시에 베이징올림픽, 상하이 세계박람회 등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재사업, 정보전자소재사업 부문 진출도 추진하는 등 미래 수익성의 운명을 중국에 걸고 있다.
연산 34만 톤의 PVC 생산능력을 2010년까지 연산 110만톤 규모로 증설, 중국내 1위 업체로 도약하고 ABS 역시 30만톤의 규모를 2005년까지 5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중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한다는 전략이다.
◇신규사업도 강화=SI(시스템통합)업체인LG CNS는 2001년 베이징 현지법인 설립에 이어 광조우, 텐진, 랑차오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10년내 한국 본사 매출수준을 중국에서 달성할 예정이다.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LG홈쇼핑은 13억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 민간 TV방송국인 중국BTV(베이징TV)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국 심장부인 베이징을 시발점으로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주요 지역에 대한 사업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1등 LG론] "글로벌 경쟁력 핵심은 연구개발"
“LG의 미래는 R&D 성패에 달려 있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도 훌륭한 R&D 성과를 낸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일등LG`는 결코 `일등 R&D`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말 계열사 사장들과 기술최고책임자(CT)) 등을 대상으로 1등 그룹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개발(R&D)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차 지적한 것이다. 구 회장은 특히 수시로 대덕 연구원 등을 방문해 격려하는 편이다. 방문할 때마다 그룹 주요 경영진을 대동해 연구개발의 중요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구 회장의 장점이다.
구 회장이 또 하나 강조하는 부문은 중국에 대한 것이다. 95년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15차례에 걸쳐 중국을 직접 방문하며 `차이나 LG`를 이뤄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중국내 주요 생산법인 관계자들에게 “중국은 지속적으로 고도성장을 유지할 21세기 세계 최대의 성장시장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생산기지”라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차원에서 중국을 단지 경쟁자로만 보지 말고 함께 발전해 나갈 동반자로 인식해 전략을 수립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