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신보 '일석e조보험' 인기폭발

中企, 매출채권 담보로 운영자금 대출

서울 서초구의 자동차디자인 업체 A사의 P사장은 최근 25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지만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용역대금은 납품 후 3개월 뒤에나 받을 수 있는데 통상 5~6개월 정도 걸리는 용역수행기간 동안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감당할 돈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의 걱정은 신보의 '일석e조보험'에 가입하면서 완전히 해결됐다. 납품처가 대금을 주지 못해도 손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6억4,500만원의 대출한도도 받은 것이다. P사장은 "운전자금이 부족해 신용보증기금에 문의했는데 보험에 가입하라고 해서 처음에는 황당했다"면서 "하지만 외상값을 떼일 염려도 없어진데다 최근에는 첫 매출채권을 담보로 2억7,400만원을 대출 받아 운전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지난 1월 말 내놓은 '일석e조보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외상값(매출채권)을 떼일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제품 납품 후 3~5개월가량 받지 못하고 묶여 있는 외상값을 담보로 자금도 운용할 수 있어 자금난을 실질적으로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신보에 따르면 15일 기준 일석e조보험 가입건수는 총 223건으로 보험가입 매출채권 금액은 3,402억원에 달했다. 매출채권을 담보로 중소기업들이 기업은행에서 대출 받은 자금은 총 476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첫 달인 2월 말에 비해 가입건수는 24배, 보험가입 매출채권 금액은 16배, 매출채권담보 대출금액은 17배나 늘어났다. 현재도 총 135건 매출채권 2,684억원에 대한 보험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 상품에 가입하는 중소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대상은 당기매출액 3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제조ㆍ서비스업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해당된다. 또 신보가 부여하는 일정 신용등급 수준 이상의 전자매출채권 거래기업이어야 한다. 보험료는 연간 발생되는 매출채권의 0.3~0.4%이며 매출채권의 8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매출채권 담보대출은 기업은행에서 받을 수 있으며 금리는 중소기업이나 납품처의 신용도에 관계없이 연 6.9%가량이 적용된다. 특히 일석e조보험은 시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 외에도 새로운 상생협력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광진구에서 캐주얼 의류를 외주 생산해 판매하는 B사는 최근 결제방식을 어음거래(3~5개월 만기)에서 전자매출채권으로 변경했다. 협력사들이 매출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추가 비용 없이 결제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협력사들을 지원하게 됐다"며 "협력사들이 적기에 운전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납기와 품질이 좋아지면 서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보의 한 관계자는 "일석e조보험은 가입하는 판매기업뿐만 아니라 보험대상이 되는 구매기업에도 이득이 되는 상생협력 구조"라며 "제도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판매기업과 구매기업 모두 전자매출채권 거래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상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어음거래는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