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비상이다. 2월 소비자물가는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이상한파ㆍ폭설 등의 영향으로 4.5%나 올랐다. 27개월 만에 최고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4.1% 상승하며 이미 4%대에 접어들어 한국은행의 목표치(3%±1)를 벗어났다. 2월 물가상승은 석유류와 농축산물이 주도했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12.8% 오르며 지난해 5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국제유가는 이날 다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리비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개입 가능성이 고조되고 이란에서 시위가 격화할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66달러(2.7%) 상승한 배럴당 99.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축산물도 전년동월비 17.7% 상승했다. 특히 밥상물가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비 25.2%, 전월비 0.8%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2월 배추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94.6%, 파는 89.7%, 고등어는 44.6%, 돼지고기는 35.1% 올랐다. 살인적인 물가다. 서민들의 체감도가 큰 개인서비스 요금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전체 개인서비스 요금 상승률이 3%를 넘어선데다 세차비ㆍ목욕비 등은 6~8%까지 올랐다. 공공요금 역시 시한폭탄이다. 정부가 억누르고 있는 공공요금은 언제 튀어오를지 모르는 변수다. 중앙공공요금은 억지로 누른다고 하지만 지방 공공요금은 줄줄이 인상이 예고돼 있다. 오는 7월부터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1순위 인상 후보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대중교통ㆍ상수도 등 공공요금을 하반기부터 잇따라 인상한다. 또 서울시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하반기에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경기도ㆍ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인천시는 7월부터 하수도 요금을 30%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