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화 위기에 아 전역 초긴장/일로 확산땐 미마저 경기침체

◎각국,수출 감소·통화 하락 우려한국의 통화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심화되자 아시아 전체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한국의 위기는 일본으로 확산되고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하게 돼 미국이 주요수출시장인 아시아국가들의 경기회복에 타격을 입힐 게 뻔한 데다가 자국의 통화도 덩달아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지닌 한국의 금융위기는 태국이나 홍콩의 통화위기에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한국의 통화위기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는 일본. 한국의 해외차입 가운데 일본의 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나 되며 이는 일본의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9%나 된다. 한국 금융기관들의 위기는 곧바로 일본 금융기관들의 위기로 비화되는 것이다. 무역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은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의 수출중 7.1%를 한국이 차지하고 일본의 수입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4.1%이다. 홍콩상하이은행의 피터 모건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통화위기로 인해 일본의 대한수출이 13%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한국과 경쟁국인 동시에 한국과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대만 기업들에게도 한국의 통화위기가 강 건너 불은 아니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등 일부 업종에서 한국의 기업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 대만기업들로선 원화의 하락으로 인해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대만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짐에 따라 대만달러화의 가치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주종품목이 대만과 겹치는 싱가포르는 대만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주재 자딘 플레밍사의 라지브 말리크 선임연구원은 『원화 위기의 영향을 감안해 싱가포르의 성장율을 당초 6.4%에서 5.8%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통화위기를 겪은 말레이시아와 홍콩도 통화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해 초긴장 상태다.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는 20일 달러당 3.52링기트로 거래돼 또 다시 최저치를 기록해 통화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의 한 전문가는 『링기트와가 안정될 것이란 희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엔화나 대만달러화의 가치가 원화폭락의 여파로 하락할 경우 일본과 대만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말레이시아의 가장 큰 고민거리. 달러화 연동제를 고수하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 홍콩은 원화가치의 폭락으로 인해 홍콩 달러화가 취약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또 다시 환투기꾼들의 공격대상이 될 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해외차입중 5%를 한국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자금줄이 끊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이 4번째로 큰 외국인투자자인 인도의 경우에도 한국의 투자가 중단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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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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