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씨티은행」 간판이 처음 걸린 것은 지난 1967년.1953년에도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은행 외국부의 고문 역할을 맡았으나, 67년 당시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했던 포항제철·한국전력·상업은행·외환은행 등에 상업차관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금융 업무를 개시했다.
이후 77년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지점 설립, 84년 신용카드사인 다이너스클럽 한국지점 설립, 86년 소비자금융업무 개시, 93년 폰뱅킹 서비스를 시작으로 한 씨티뱅킹서비스 개시 등 씨티은행은 국내 시장에서 차근차근 발을 넓혀 왔다.
지난해 HSBC(구 홍콩은행)가 국내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도·소매금융을 망라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으로서, 중상위층 고객을 타겟으로 국내 시장을 파고들었다. 현재 전국에 설립된 씨티은행 지점은 서울 9개, 부산 2개 등 11개에 불과하지만 ATM과 폰뱅킹, PC뱅킹 등을 통해 영업망을 넓혀왔다. 지난해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총여신 3조1,480억원, 총수신 3조3,08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엔 HSBC의 서울은행 인수를 계기로 씨티은행이 국내 지점을 50~60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은행들은 씨티은행의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영업망 확대는 씨티은행의 국내 활동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30여년 동안 씨티은행이 국내 금융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씨티은행은 24시간 ATM(현금입출금기) 등 통신기술을 이용한 일렉트로닉 뱅킹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요즘 은행권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PB(PRIVATE BANKING) 개념을 처음 들여온 것도 씨티은행.
국내 경제에 대한 공헌도 적지 않았다. 70년대 국내 기업에 대한 대규모 차관 공여와 월남전 이후 국내 건설업체에 해외 현지금융·지급보증을 실시해 외국계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국
내 은행들의 외채연장협상을 주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씨티은행은 수년동안 「유러머니」가 선정한 「한국 최고의 외국은행」으로 선정돼 왔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