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항공사 안전의식 어디 갔나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기체 이상으로 이륙 1시간 40여 분 만에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항공사 안전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도 이런데 하물며 일반인이 탑승하는 여객기는 도대체 어떻겠냐는 지적이다. 대통령 전용기가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사실 항공기 기체 결함 사고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특히 최근 유난히 항공기 결함에 따른 운항 지연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륙하려던 대한항공 B777기는 엔진 결함으로 무려 12시간 넘게 지연 운항됐으며 같은 달 서울에서 김해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B737기도 속도감지계에 이상이 생겨 예정된 시간에 뜨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비행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엔진이 갑자기 꺼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언론에서 항공기 결함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는데도 똑같은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앞서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대한항공 항공기의 반복되는 엔진결함에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했고 또 올초에는 안전관리시스템에 대해서도 점검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국토부 관계자들은 항공사의 안전의식을 문제 삼으며 간접적으로 항공사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항공기 정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조종사들 위주로 돌아가는 회사 구조에 정비사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보타주'를 하는 것인가 하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정비 매뉴얼에 충실하다면 이렇게까지 기계 결함이 빈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항공기도 기계인 이상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가능성을 100% 차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최근의 잇따른 기체 결함을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항공기 결함은 안전과 직결되는 너무나도 중차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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