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농협 '인사 태풍' 분다

지주사 전환·사장 임기 대거 만료<br>농협맨 대신 외부인사 CEO 관심<br>'임종룡 체제' 구축 가능성 높아


농협이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로 변모하고 농협금융 계열사 사장 임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농협에 한바탕 인사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취임 당시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를 유임시켰지만, 이번에는 상당폭의 물갈이가 확실시된다.

특히 남은 임기 내에 비은행권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것이 임 회장의 전략인 만큼 보험 등 2금융권 사장단은 상당수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관건은 계열사 사장단 인사 과정에서 금융지주를 사실상 지배하는 농협중앙회와 잡음 없이 인사를 조율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농협에 따르면 2012년 3월 개정된 농협법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경제사업 중 판매·유통과 같은 주요 사업을 내년 2월까지 농협 경제지주로 이관해야 한다. 농협이 본격적으로 경제·금융 2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연말에 경제지주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농협 조합장 선거가 진행된다는 점도 인사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설되는 농협경제지주의 수장으로는 이상욱 농협경제 대표 등이 거론된다.


농협금융 사장단도 대거 물갈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농협금융은 현재 매각 대상인 우리아비바생명을 제외하면 총 9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 1월 취임한 김주하 농협은행장과 통합증권사의 사장으로 임명된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 임기가 내년 초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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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나동민 농협생명 대표, 김학현 농협손보 대표가 교체 대상에 오른다. 이들 보험사 사장들은 이미 임기 2년을 채운 후 1년간 유임된 상태인데 내년 2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농협 조직 내 극심한 인사 적체를 감안하면 나 대표와 김 대표의 유임은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보험 계열사들의 후임 대표로는 김관녕 농협생명 부사장과 농협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매각대상인 우리아비바생명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복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태재 NH-CA자산운용 대표와 김종화 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규 농협선물 대표의 임기도 2월이면 종료된다.

정통 농협맨들이 지배해왔던 농협금융 계열사 사장단에 외부 출신이 진입할 수 있을지는 농협 인사를 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현재 나 농협생명 대표를 제외하면 농협 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대부분이 농협 출신들이다.

임 회장은 그러나 올해 농협은행의 부행장급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OS)로 남승우 전 신한카드 본부장을 영입한 데 이어 정보유출 파문을 겪은 농협카드 사장으로는 신응환 전 삼성카드 부사장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외부 출신 수혈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도 농협의 체질을 개선할 전문성 있는 외부 인재들이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농협금융의 인사가 농협중앙회 인사와 얽혀 있는 만큼 임 회장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중앙회의 신임을 확실히 얻고 있는 만큼 이번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는 임 회장만의 색깔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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