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 D조 5차전에서 멕시코에 71대87로 졌다. 2쿼터 종반까지 앞서기도 했으나 이후 상대가 19점을 넣는 동안 한 점도 올리지 못하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한국의 FIBA 랭킹은 31위. 24위의 멕시코는 해볼 만한 상대로 꼽혔지만 16점의 실력 차를 실감해야 했다. 문태종(LG)이 16점, 오세근(상무)이 13점을 넣었다.
대표팀은 16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에서 1승 이상을 노렸으나 5전 전패 조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점슛 성공률이 26.5%로 24개 출전국 중 최하위였다. 16년 전 그리스 세계선수권대회(현 월드컵) 때도 5전 전패였으니 나아진 점이 없는 셈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올 7월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취임 후 첫 국제 대회라 기대가 컸지만 1승은 여전히 멀었다. 대표팀은 뉴질랜드와의 마지막 경기 뒤 대회 개막까지 한 달간 평가전도 치르지 못했다. 선수들을 탓할 수만도 없는 이유다.
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스페인에서 '이기는 법'을 경험하지 못해 부담이 크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며 "충격적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장기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외곽슛과 스피드, 압박 수비인데 상대에게 완벽하게 졌다. 선수들 개인기가 특히 부족하다"면서도 "실망하고 포기할 것은 아니다. 김종규(LG), 이종현(고려대·이상 멕시코전 10득점) 등 젊은 선수들이 희망을 보였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압박 수비에 대한 부분을 더 준비해서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로 대회 16강이 가려졌다. 한국과 이란·필리핀 등 아시아 3팀은 모두 탈락했다. 이란과 필리핀은 1승4패를 기록했다. 미국과 스페인·그리스는 5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