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휴일 늘잖아요" 밤샘근무에도 즐거운 표정

포스코 '4조2교대' 실험 6개월 결과는…<br>4일 집중근무하고 4일 쉬어<br>年근무시간 기존과 같지만 휴무일 103일서 191일로<br>생산성도 높아져 시행 확대 신체리듬 적응 등은 보완해야

포스코는 4조2교대 시행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난 직원들을 위해 음악회 등 문화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직원들이 포스코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아직 완전하게 동이 트기 전인 14일 오전6시50분.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의 라커룸에 200여명의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전날 저녁 7시에 공장으로 들어와 꼬박 밤을 새며 12시간을 근무했다. 밤샘근무로 몸과 마음이 지칠 법도 했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피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되레 뭔가 좋은 일이 있는지 연신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소결공장에 근무하는 박수정(42)씨는 이때부터 갖게 될 4일간의 비번 휴무 동안 남해안 일대로 여행 계획을 잡았다. 마침 두 아이도 방학기간 중이라 모처럼 가족여행을 떠날 참이다. 부산을 거쳐 최근 개통한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도 해금강도 둘러볼 예정이다. 박씨는 "방학을 맞아 가족여행을 가게 돼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며 "모처럼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4일 근무하고 4일을 쉬는 이른바 '4조2교대' 근무제도 때문이다. 4개의 근무조를 편성해 각 2개조씩 이틀은 오전 출근, 이틀은 오후 출근으로 12시간을 집중 근무한 뒤 곧바로 4일을 비번 휴무로 쉬는 근무형태이다. 기존 4조3교대 근무제도에 비해 휴무일이 연간 103일에서 191일로 늘어났다. 연간 근무시간은 1,920시간으로 종전과 같지만 출근은 연중 절반만 하면 되는 셈이다. 4조2교대 근무형태에 대한 포스코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7월1일 이 제도를 시범 도입해 6개월간 실시한 결과 해당 직원의 3분의2가 완전 시행을 요구할 만큼 인기가 폭발적이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10일 4조2교대를 시범 실시했던 포항제철 내 소결공장 등 8개 공장과 광양제철소 내 8개 공장 등 모두 16개 공장직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벌였다. 결과는 75.2%의 압도적인 찬성. 이들 8개 공장은 당시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지난 1월1일부터 완전시행에 들어갔다. 직원들은 야간 연속근무일수 감소, 휴게여건 개선, 업무부하 경감, 휴무일 증가 등을 4조2교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근무제도 변경에 따른 신체리듬 적응과 휴무일 프로그램 확대 등은 아직 보완해야 할 사항으로 들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16일부터 2차 시범운영에 들어간 나머지 29개의 공장에 대해서도 시범운영 6개월이 완료되는 오는 4월 공장별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4조2교대가 이처럼 자리를 잡기까지는 어려움도 따랐다. 기존 8시간 근무에서 12시간 연속 근무해야 한다는 피로감 때문이다. 또 제품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 때문에 사내 게시판에는 반대의견이 줄을 이었었다. 4조2교대는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생산성 행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 가지 일을 지속하는 데 따른 지루함도 덜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잦은 교대횟수를 줄이는 대신 그만큼 생산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2조나 3조 근무체제에서 선진국처럼 4조나 5조 교대로 바꿀 경우 한 조 늘릴 때마다 고용이 최소 30% 이상 늘어나 심각한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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