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하우스 오브 디

41살 정신지체자와 13살 소년의 우정


누구나 남몰래 간직한 비밀 한두가지는 있기 마련. 특히 어린 시절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그 일은 정신적 후유증인 '트라우마(Trauma)'가 되어 남 앞에 털어놓지 못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은 회피하려 할수록 더 헤어나지 못하고 상처만 깊게 한다. 영화나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에도 그 같은 설정이 많다. 파리에서 보헤미안처럼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예술가 톰 워셔(데이비드 듀코브니)는 아내와 별거한 채 혼자 살아간다. 그는 부인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비밀에 부친다. 부인은 톰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톰은 부인과 화해하기 위해 30여년 전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들려준다. 때는 1973년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 싱글맘과 함께 살아가는 13살 톰(안톤 옐친)은 정신지체자인 41살의 파파스(로빈 윌리엄스)와 단짝친구다. 동네에서 고기 배달을 함께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니는 등 우정을 쌓아간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톰이 같은 학교 여자친구 멜리사(젤다 윌리엄스)를 좋아하게 되면서 파파스와 사이가 멀어진다. 파파스는 평소 톰이 타고 싶어하던 자전거를 훔치고 이 일로 오해를 받은 톰은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톰의 어머니는 약물복용으로 뇌사상태에 빠진다. 톰은 어머니를 위해 인공호흡기를 빼서 안락사 시키고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데…. X-파일의 멀더 요원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데이비드 듀코브니가 메가폰을 잡고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1970년대 미국 뉴욕 중산층의 삶을 가감 없이 화면에 담았다. 아역배우 안톤 옐친의 절제된 듯 하면서도 폭발하는 연기는 단연 압권. 게다가 지체장애자로 분한 로빈 윌리엄스의 표정과 눈빛 연기는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결말에 이르면 영화는 당장은 괴롭겠지만 고통스러운 과거의 일들과 정면으로 마주서는 것만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자녀와 함께 관람하기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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