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햇살론을 카드대출로 갚는다니…"

저신용자들 발급·대출 크게 늘어<br>연체율도 껑충… 신용카드 경고음

지난해 말 직장을 그만둔 김동건(가명)씨. 연초 퇴직금에 햇살론으로 받은 4,000만원을 더해 횟집을 열었다. 처음에는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듯했다. 하지만 근처에 대형 횟집이 생기더니 일본 대지진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몇 달 전부터는 월세는커녕 대출이자마저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결국 지난달부터는 신용카드 대출을 받아 월세와 햇살론 이자를 충당하며 버티고 있다. 당국이 뒤늦게 규제에 나섰지만 저신용자의 카드대출을 고리로 한 위기의 농도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발급이 늘어난 데 이어 이들의 카드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의 경우 과도한 카드발급 버블이 터진 것이라면 이번에는 저신용자의 카드대출이 고리가 돼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저신용자의 카드발급이 급증하고 있다. 최저 C등급(7~10등급)에 대한 신규 카드발급은 1ㆍ4분기에 전년동기보다 25.9%나 급증했다. B등급(4~6등급) 19.4%, A등급(1~3등급) 11.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카드대출이 함께 늘면서 연체율까지 높아졌다는 점이다. 카드론에서 C등급 비중은 지난해 말 26.9%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늘었고 현금서비스는 3.1%포인트 증가했다. 1ㆍ4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카드사의 10등급 연체율은 81.6%로 직전분기보다 4.7%포인트나 급등했다. 특히 다중채무자와 복수카드론 보유자의 비중이 늘고 있다. 카드대출자 중 3건 이상 미상환자인 다중채무자 비중은 지난해 57.3%로 전년 말보다 2.7%포인트 늘었다. 복수카드론 보유자(2건 이상 미상환 카드론) 비중도 50.9%로 4.2%포인트 급등했다. 여러 곳에서 빌려 쓰고 갚지 못하는 '돌려막기'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카드론의 상당액이 동일인 중복대출이어서 상환위험이 집중될 수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과다채무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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