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치솟고 집값은 떨어지는 기현상이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전셋값이 매매가의 70%를 넘는 지역들도 늘어나고 있어, 신학기 이사철을 맞은 '전세족'들의 고충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서울 전셋값 변동률은 0.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1월 수준에 육박하면서 전셋값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ㆍ인천 지역도 0.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지난 가을의 전세대란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전세값이 다시 뛰면서 집값에 육박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300가구 이상 거주하는 서울 주요 아파트ㆍ오피스텔 단지 중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단지가 70곳에 달한다. 특히 서울 광진구 광장동 청구아파트의 경우 59㎡의 아파트 매매값 대비 전세가격(전세가율)이 77.7%에 달하기도 했다.
경기ㆍ인천 지역의 경우에는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곳도 등장했다. 경기도 화성시 능동 자연앤데시앙 59㎡은 매매가 평균이 2억3,750만원인데 전세가 평균은 1억9,000만원이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경기ㆍ인천 지역의 경우 전셋값에서 2,000만~3,000만원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단지들도 곳곳에 있다.
지난 2년간의 전셋값 급등으로 수도권 각지에서 주거여건이 좋은 곳은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결국 이사철을 맞아 재계약에 나선 이들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재계약 때 최고 1억5,000만원의 전세금이 오른 단지도 있다. 서울 송파구 강동구 잠실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2년 전 4억5,000만원 하던 전셋값이 최근 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 J공인중개 관계자는 "이렇게 재계약에 나선 이들이 서울은 보통 5,000만원의 보증금을 얹어줘야 하고, 경기ㆍ인천의 경우에도 2,000만~3,000만원은 기본일 정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의 매매ㆍ임대차 시장 환경 변화로 전세 비중이 높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에겐 낮은 추가비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 중소형의 경우 새 아파트나 역세권은 임차수요도 높기 때문에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목적으로도 집 장만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