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학·미술등 탈장르작업 활발해지길"

박범신 소설 안종연에 의해 미술로 재탄생 '시간의 주름' 展

소설가 박범신(왼쪽)과 미술가 안종연.

소설가 박범신의 '주름'은 50대 중년의 정체성과 실존을 탐색하는 소설이다. 미술가 안종연은 문인의 언어를 시각적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화가의 눈을 거친 소설이 '시간의 주름'이라는 이름의 전시로 3일부터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선보인다. 개막에 앞서 두 작가를 만났다. 장르를 초월한 두 작가의 공통점은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한 탐구, 생명에 대한 관심으로 요약된다. "'내가 쌀을 주었으니 당신은 그것으로 떡을 찌든 밥을 짓든 맘대로 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안종연씨는 작은 체구에 비해 당찬 작가더군요. 프레임(액자)을 뛰쳐나오려는 욕망이 작품에 드러나는데 그 성격은 '주름'과도 맞아떨어지죠. 내 소설이 묘사적, 영상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활자와 그림은 태생이 같은 것 아닐까요. 80년대 장르주의를 지나 90년대 탈장르시대를 맞은 이 시대에, 이런 흥미로운 공동작업이 더 활발해지길 바랍니다."(박범신) "단순히 삽화적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으면 안 했을 겁니다. '주름'은 읽을 때마다 느꼈던 여행하는 기분을 작품에 담았고 새 기법도 발견했어요. '새날의 시작'은 '새로운 한 방울'로 표현해 드리핑(붓기) 기법으로 표현했고, 미끄러질 듯 반짝이는 바이칼호의 표면은 에폭시라는 소재를 발견해 묘사했습니다. 나이테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나무판에는 시간의 여정을 그렸고요. 빛은 생명인데, 시시각각 변화하는 영상작품인 '만화경'(신관 지하1층 설치)은 시간이 만들어 내는 주름 그 자체를 형상화 했습니다."(안종연) 대형 화면에 비쩍 마른 남자가 그려진 작품을 두고 박범신은 "모습이 꼭 나 같으니 '시간의 명암'이라는 제목 대신 '박범신'이라 이름지어 달라"고 제안했고, 안종연은 "이 시대 중년남성, 아버지들이 그 작품을 보며 마찬가지로 '나같다'고 말한다면 '시간의 주름'이 제대로 읽힌 것"이라고 답했다. 전시장 구성은 소설의 목차와 맞아떨어진다. 벽면에는 작품을 보고 박범신이 뽑아 낸 소설 구절이적혀있다. 문장이 그림처럼 보이고 그림도 문장처럼 읽히는 전시다. 28일까지. (02)7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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