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융위기의 주범인 장외 파생상품에 대해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파생상품 규제와 관련, 미 의회에 증권거래법과 선물거래법 개정을 요청하는 두 쪽짜리 서한을 보냈다고 14일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파생상품 거래자의 자본여건과 거래기준, 보고 의무화 및 마진 규제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안이 입법화하면 미국 감독기관들은 사적 거래로 형성된 장외파생상품이 정규 거래소나 전자 시스템을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이를 통해 파생상품이 얼마에 거래됐고 어떤 은행이 파생상품을 많이 보유했는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장외 파생상품을 감독기관의 감시망에 편입시켜 투명성을 강화하고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다. 전세계 장외 파생상품 규모는 680조달러에 달하지만 그동안 감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인들과 괴리된 월가의 고액보수 체계를 바꾸기 위한 대책마련에도 나섰다. 규제 대상에는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이 경우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임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도록 규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세한 규제보다는 금융기관별로 장기적인 가치창출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도록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