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준금리 0.25%P 인상] IMF후 이자부담 가장 커져

"문닫는 中企 많아질것" 당혹<br>일부 中企 "이자 억단위로 늘어" 시름<br>대기업도 "위축된 내수 더욱 침체 우려"


“한달 이자 부담이 수억원씩 늘어납니다. 공장 문 닫으라는 겁니까.”(중소기업 자금 담당자) 한국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으로 기업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지만 한때 원자재 값 급등으로 곤욕을 겪었던 중소기업들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이미 어려운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가뜩이나 힘든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 뻔하다. ◇중기, “IMF 후 금리 부담 제일 커”=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가구업체 A사는 이번 발표에 앞서 이미 한달 전부터 금리 부담이 1~1.5%포인트 오른 상태다. A사의 경우 3개월 변동금리로 계약한 신용대출 금리는 7.4%에서 8.9%로 뛰어올랐고 6.5~7% 수준이던 담보대출 금리는 7.4%까지 높아졌다. 은행에서 빌린 돈만 이자가 불어난 게 아니다. 현금성 대출 외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체 간 B2B 전자결제와 어음할인 금리까지 덩달아 뛰었다. 이 회사 대표는 “IMF 이후 금리 부담이 제일 많이 높아졌다”며 “원자재 값 하락을 아직 체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니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김포에 제2공장을 짓기 위해 은행에서 350억원을 차입한 디스플레이 부품생산업체 B사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단번에 억 단위로 더 늘었다. 이 회사 자금담당 부장은 “올해 신규 공장을 지은 뒤 기계를 들이고 연구개발(R&D)을 위해 차입을 많이 했는데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가 너무 많아졌다”며 “그나마 증시 조달의 길이 열려 있기에 망정이지 비상장 기업이라면 아예 자금줄이 막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올해 투자계획을 세웠던 중소기업은 원자재 값 상승에다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2~3%의 수익도 올리기 어렵다는데 금리까지 오르면 도산할 중소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금리인상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금융비용 부담 증가는 중소기업의 경영의욕을 꺾는 만큼 안정적인 금리운용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내수 침체 우려”=대기업들은 금융부담 면에서는 중소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시장이 더 침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잠재고객들의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이번 콜금리 인상이 판매량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시중금리가 오르면 대부분의 자동차 구매고객이 활용하는 할부 프로그램의 이율도 인상되기 때문에 판매 여건도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역시 내수 부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하반기 경기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차입이 거의 없어 금리인상이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계 부담 증가로 가전 등 내수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하반기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일부 기업들의 경우 금리상승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최근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미리 반영돼 지난달 초보다도 0.3%포인트(신용등급 ‘A’기업 기준) 올랐고 ‘BBB’ 기업의 경우 0.6%포인트가량 뛰었다. 한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시 가산금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수 산업은행 발행시장실 차장은 “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는 폭만큼 회사채 가산금리는 오르는 추세”라며 “유동성 압박으로 당장 회사채 등을 발행해야 하는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