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를 기회로] 현대자동차그룹, 새 성장동력 친환경 그린카 개발 총력

임병권(오른쪽 두번째) 현대차 유럽법인장이 이달 초 영국 런던시청에서 열린 '유럽연합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자 선정 조인식'에서 EU 관계자 등과 '투싼ix'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 참가한 기아자동차의 전시 부스 전경. 기아차는 올해 CES에서 운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스마트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사진제공=기아차



"친환경 그린카와 같은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필요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던진 일성이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그린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 선도기업의 지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직접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를 이용해 구동하는 자동차다. 물 이외의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각종 유해가스 및 지구 온실가스에 의한 환경파괴와 에너지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차량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CaFCP)에 참여하면서 '싼타페'를 모델로 한 수소연료전지차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2004년에는 미국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되며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행, 차세대 환경친화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를 지난해 2월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계 구축은 내년 이후 양산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나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보다 최소 2년이나 빠르다. 이렇게 확보된 독자 기술력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돼 현대차는 글로벌 환경차 시대를 한발 더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말부터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같은 해 4월 덴마크 코펜하겐에 15대, 스웨덴 스코네에 2대 등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유럽의 정부기관과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로스엔젤리스 모터쇼를 통해 미국시장에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소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이달 초 유럽연합(EU) 산하 수소연료전지 정부과제 운영기관인 FCH-JU가 공모한 'EU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사업' 입찰에서 도요타·혼다·다임러·BMW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에너지 업체, 런던시청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EU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컨소시엄 내에서 유일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업체인 현대차는 공급 예정인 총 110대의 수소연료전지차 중 가장 많은 75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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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의 일환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개발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전기차 '블루온(Blue On)'을 공개한 데 이어 2011년 말에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레이 EV'를 선보였다. 레이 EV는 1회 충전을 통해 139㎞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급속 충전 때는 25분, 완속 충전을 할 경우 6시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30㎞이며 정지상태에서부터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15.9초로 1,000㏄ 가솔린 모델보다도 빠르다. 특히 레이 EV는 일반 차량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는 양산형 전기차로, 일반 차량과 같은 조립·품질 점검 과정을 거쳐 안정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아차가 지난달 '쏘울 EV'를 출시한데 이어 현대차 역시 오는 2016년에 1충전 주행거리가 200㎞가 넘는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으로 있는 등 같은 그룹 소속이지만 두 회사는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분야에도 연구개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1년 5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나란히 출시하며 국내시장에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열어제쳤다. 이들 차량은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ℓ당 16.8㎞의 연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확보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준대형차 '그랜저'와 'K7'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연이어 출시해 하이브리드카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스마트카' 신기술도 대거 선보여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성장 엔진의 일환으로 스마트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블루 링크(Blue Link)'와 '유보(UVO)' 등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2011년부터 공개해 2012년에 '싼타페'와 'K9'에 최초로 적용했으며 점차 적용 차량을 늘려 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미래형 스마트카 콘셉트 기술 중 하나인 운전자 상태 감지 시스템을 비롯해 음성인식 및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블루링크 등 다양한 신기술들을 전시했다. 기아차 역시 CES를 통해 전기차 전용 텔레매틱스인 유보 EV e서비스와 운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안전 신기술 등을 선보였다.

특히 유보 EV e서비스가 전기차에 활용되면 스마트 폰과 인터넷 웹 페이지에서 실시간 원격으로 △충전 시간·충전량 및 공조 시스템 예약 설정 △차량의 충전상태 및 충전 예상 소요 시간 △차량 주행 가능거리 등 다양한 정보 확인과 차량 환경 설정이 가능해진다.

또한 기아차가 이번에 선보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신기술은 도로 상황과 운전자의 감정 등을 고려한 맞춤형 음악 서비스인 '스마트 라디오(Smart Radio)'와 스마트 폰과 내비게이션(의 무선연결을 통한) HD급 화면 구현 등 실감나는 차량 멀티미디어 환경 강화에 중점을 뒀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남양 종합기술연구소와 마북 환경기술연구소, 의왕 중앙연구소 등 3개의 연구시설을 갖추고 차량 관련 다양한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3월 경기도 의왕시의 17만9,000㎡ 부지에 연면적 3만3,000㎡, 지상 15층 규모로 건립된 중앙연구소는 에너지 장치 분야, 운전자나 주행환경 등을 인지하고 제어하는 지능형 안전 운전 분야, 신개념 인터페이스 콘셉트와 로봇 메커니즘의 차량 응용을 연구하는 인간 편의 분야 등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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