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계 '바겐세일' 나서나

수주가뭄에 STX조선등 대형업체도 저가 발주<br>명품이미지 훼손·장기적 시장지배력 약화 우려

SetSectionName(); 조선업계 '바겐세일' 나서나 수주가뭄에 STX조선등 대형업체도 저가 발주명품이미지 훼손·장기적 시장지배력 약화 우려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가뭄을 버티지 못하고 '바겐세일'에 나설 조짐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그 동안 뛰어난 품질과 납품기한 엄수로 전세계 조선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로 인식돼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선박가격에 '코리아 프리미엄'을 얹어 받아왔다. 하지만 선박발주 침체가 장기화하자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조선업계가 그 동안 어렵사리 쌓아온 명품이미지가 훼손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시장지배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9개월 가량 수주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중소 조선업체에 이어 일부 대형 업체도 지난해 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해 저가수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STX조선해양. 이 회사는 최근 3억4,000만 달러에 탱커 8척(옵션 4척 포함)을 수주했다. 문제는 가격.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유럽 선주로부터 이번에 수주한 선박과 동일한 선박을 척당 5,300만 달러에 수주했었지만, 이번에는 척당 4,250만 달러에 수주해 무려 20% 가량 가격을 낮췄다. STX조선해양은 이에 대해 "지난해와 비교해 주요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인하됐고 환율도 하락했기 때문에 수주금액은 줄었지만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발주감소로 인해 협상력이 약화된 측면은 있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적정가격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와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선박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인하 때문에 선박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코리아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이번 수주가격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조선ㆍ해운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선박의 가격수준을 나타내는 선가지수는 STX조선해양이 척당 평균 5,300만 달러에 수주했던 지난해 12월 177에서 지난 4월 155로 12.4% 하락했다. 지난달과 이 달에도 선가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STX조선해양의 수주가격 하락세는 평균 선가하락세의 2배에 육박한다. 또한 STX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선종의 클락슨 공시 시장가격은 척당 4,400만 달러로 STX조선해양은 시장 가격 보다도 150만 달러나 낮게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STX그룹이 이렇게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할 정도로 자금사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업체들은 저가수주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대형 업체들은 그 동안 구축했던 브랜드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바겐세일'의 유혹을 애써 외면해왔다"며 "중소 조선업체에 이어 대형 업체까지 가격인하에 가세한다면 그 동안 버텨왔던 대형 업체들도 앞으로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1위의 프리미엄 덕분에 그 동안 시장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해왔지만 이번에 그 관례가 무너졌다"며 "기존 가격 보다 너무 낮은 가격에 수주했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향후 다른 조선 업체들의 협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