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국인들 식품 첨가제 공포에 '덜덜덜'

공업용 이산화탄소등 불법 첨가물 마구 사용… '유해식품 비리' 잇달아<br>"단속강화 의지 못믿어" 시민들 정부불신 만연… 요리해먹는 가정 늘어

중국 식품안전청 조사요원들이 지난달 29일 헤이룽장성에 소재한 다국적 유통업체인 유니레버의 한 식품 코너에서 현장 식품 위생 안전검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에 사는 주부 천(陳)모(37)씨는 요즘 평소 즐겨 먹던 찐빵이나 꽃빵을 사먹지 않고 밀가루나 식용유 등을 사다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 꽃빵은 파 등 여러가지 야채를 곁들여 식용유에 튀겨 파는 밀가루 식품으로 찐빵과 함께 중국인이 애용하는 간단식이다. 이런 것들은 시중 수퍼나 노점에서 언제든 흔히 살 수 있지만 천씨처럼 직접 해먹는 이들이 부쩍 늘고있다.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돼지고기, 소고기, 국수, 된장 등 도처의 식품에 인체에 유해한 불법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식품유해 비리 뉴스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고 있기때문이다. 이른바 '식품 첨가제 공포'가 중국 인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버스안이나 기차역 등 공공장소에서 가장 흔한 화제가 '무엇을 억어야 하나'가 될 정도다. ◇되풀이되는 식품유해 비리= 지난달 24일 후난성 창샤에서 건미(健美), 이른바 보디빌딩 돼지를 먹은 어린이 286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업자들이 돼지 무게를 많이 나가게하기 위해 살을 찌우는 촉진제인 클렌부테롤을 먹였기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에서는 노점상들이 돼지고기를 신선하게 보이게 하기위해 불법 첨가물인 탄산나트륨을 발라 팔다가 적발됐다. 지난 3월 충칭 경찰은 업체가 멜라민 분유를 구입해 아이스크림을 제조하고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이 회사 창고에 저장돼있던 16.25톤의 원료 분유를 압수했다. 사실 보디빌딩 돼지고기나 멜라민 분유는 어제 오늘 터진 일이 아니다. 계속 똑같은 식품 비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10년 전에 유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미 보디빌딩 돼지고기 생산을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규정에 명문화했지만 이렇다 할 개선이 되지않고 있다. 멜라민 분유 파동도 다시 재발된 것이다. 2년전 멜라닌이 들어간 우유를 먹고 6명의 어린이가 죽고 30만명의 아동들이 질병에 걸린 이후 중국 당국이 유해식품 첨가물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강화한다고 수없이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멜라닌 생산ㆍ유통 혐의로 2명을 사형 집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된장에 발암물질인 로오다민B가 첨가되거나 음료수ㆍ맥주 등에 공업용 이산화탄소가 쓰이다 적발된 사례가 적발되는 등 오히려 불법 첨가품 식품 형태가 다양화하고 있다. ◇정부 정책 불신 만연= 정부가 식품 비리 사건이 터질때마다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식품업자나 소비자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10년동안 고기 장사를 해온 왕(王)모씨는 "정부가 중소형 요식업 위생 감독만 할 뿐 식료품 안전 점검은 공백 상태다"고 지적했다. 올들어 일본 원전 유출사태로 중국 전역에 방사능 확산 공포가 퍼졌을때 인민들이 소금 사재기에 나선 것도 정부를 불신하기 때문에 발생한 대표적 사례였다. 식품 안전정책에 있어서도 똑같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방사능 유출 공포때 정부가 소금과 방사능 예방은 연관이 없다고 강조하고 충분한 소금 공급을 보장한다고 천명했음에도 소금 사재기는 이어졌고 이번 식품 유해비리 사태때도 어김없이 정부가 재발 방지와 엄격한 단속을 천명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업자나 소비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뤼옌빈 사회과학원 법학소 부연구원은 "식품 관리 감독이 허술하고 식품비리에 대한 단속과 집행이 되더라도 이에 대한 정보 공개가 부족하고 사회적 감시가 결여돼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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