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은 27일 안락사 허용 논쟁을 촉발시켰던 '뱅상 욍베르 사건'에서 아들 뱅상을 안락사시킨 어머니와 의사에 대한 기소면제를 판결했다.
앞서 담당 검사인 제랄 르지뉴는 지난달 안락사를 주도한 어머니 마리 욍베르와안락사를 도운 혐의를 받은 의사 프레데릭 쇼수아에 대한 기소 면제를 수사판사에 요청했었다.
르지뉴는 당시 사건의 특수한 상황을 강조하면서 "뱅상의 어머니와 의사가 한 행동은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이지만 그들이 겪은 심리적 압박을 감안하면 면소가 고려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면소 판결 뒤 마리는 "위안이 되지만 한편으로 실망스럽다. 이번 판결로 안락사 논쟁을 막으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쇼수아는 판결을 환영했다.
프랑스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및 안락사 허용 논쟁을 촉발시킨 욍베르 사건은 2003년 9월 발생했다.
2000년의 교통사고로 사지마비와 함께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극심한 고통을 겪던 뱅상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안락사를 허용해달라고 간청하는 편지를보냈고 아들의 고통을 보다 못한 마리는 아들에게 진정제를 과다 주사해 이틀만에 뱅상이 숨졌다.
의사 쇼수아는 마리 욍베르가 안락사를 시도한 뒤 뱅상에게 치사량의 약물을 투여했고 인공호흡기를 떼낸 혐의를 받았다. 이에따라 쇼수아는 종신형, 마리는 최고5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었다.
이 사건 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하는 법 개정 작업이 본격화돼 지난해 4월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 환자가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허용한 법안이 의회에서 승인됐다.
이 법안은 그러나 의료진의 지원 아래 이뤄지는 자살 행위인 안락사는 여전히 금지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