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리더' 아니면 '팔로워'로 살아간다. 누가 리더가 되어 어떻게 조직을이끌 지 궁금해 하지만 실상 '리더'를 알아보고 선택하는 것은 본능적이라 할 만큼 민첩하게 이뤄진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켄트대학교의 연구원들이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얼마나 빨리 자발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실험했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대학생 4명에게 함께 해결할 게임 과제를 던져줬다. 문제 해결을 지시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이끌 리더를 선택하고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각자의 역할을 정했다. 이 과정이 이뤄지는 데는 단 2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인간은 본능적으로 누군가가 이끌고, 대다수가 추종하는 조직구조가 유리한 행동임을 알고 있다. 책은 진화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리더십을 분석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수백만 년의 진화과정 속에서 자연선택 된 행동본능이라 주장하는 저자들은 '원시적 뇌'를 여전히 갖고 있는 현대인의 선택이 어떤 리더상을 추구하는지 보여준다. 표제로 쓰인 '빅맨(Big Man)'은 인류학에서 주로 사용된 용어로 원시시대 소규모 부족의 우두머리를 일컫는다. '빅맨'은 진화를 거듭해온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리더의 원형으로 의미가 확장돼 큰 키, 다부진 턱, 관대하고 용맹한 성격, 카리스마와 언변을 갖춘 이상적인 리더를 상징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빅맨이 이끄는 평등의 시대는 농업혁명기인 1만3,000여년 전까지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인간의 뇌는 과거의 리더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부조화'를 일으킨다. 일례로 키 큰 대선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고 젊은 리더보다 성숙한 리더가 선호된다. 호주의 한 여성 정치인은 당선을 위해 키를 8cm 늘리는 수술을 받기도 했고, 버락 오바마는 권위있는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머리를 희끗하게 염색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시적 편견'으로 외형만 보고 리더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우선 전통적인 '빅맨'이 가지고 있던 '영웅적 리더십'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원시 사바나의 환경에서 공격자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빅맨을 찾을 게 아니라 현대 사회에 적합한 검증된 능력을 갖춘 리더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은 ▦팔로워의 이익을 생각하고 ▦분산리더십을 실천하며 ▦내부에서 찾아낼 수 있는 리더에 대한 '10대 조언'을 제시한다. 지나친 자기애와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psychopathy)의 '3대악'을 피하라는 충고도 눈길을 끈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