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팬택계열 고강도 자구] 500% 넘는 차입금 줄이기 묘책은…

재무개선 1순위 카드는 "감자(減資) 단행" <br>주가 끌어올린후 지분매각·출자전환 뒤이을듯<br>美 유티스타컴 5,000만弗 투자 여부도 '변수'



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이 팬택계열의 워크아웃에 동의를 표시함에 따라 팬택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 대한 채무가 유예된 것 일뿐 팬택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팬택앤큐리텔과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하는 팬택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위기는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따라서 공은 다시 팬택으로 넘어갔다고도 할 수 있다. 팬택은 앞으로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쓸 수 있는 카드는 감자(減資)=감자는 채권단과 팬택이 취할 수 있는 1순위 조치로 거론된다. 지금까지 워크아웃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던 대다수 기업들이 일단 감자 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현재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주가는 지난달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다. 발행주식 수도 ▦팬택 1억1,300만주 ▦팬택앤큐리텔 1억6,600만주 등으로 너무 많다. 특히 주가 수준에 비해 주식 유통물량이 지나치게 많아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팬택계열이 감자를 단행하면 줄어든 자본금만큼 적자를 해소하거나 자본잠식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주식 유통물량이 줄어든 데 힘입어 주당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주가 오르면 지분매각이나 출자전환도 쉬워져=감자가 이뤄지면 주가도 어느 정도는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분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경준 팬택계열 최고재무책임자는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하면 보유하고 있는 팬택 지분을 매각해 1,0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 1,000억원가량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팬택앤큐리텔이 보유한 팬택 지분이 40% 후반에서 20%대로 낮아지기 때문에 지배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감자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다는 가정 아래서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은행권의 채무를 팬택의 지분으로 교환하는 출자전환도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박병엽 부회장은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앞서 주요 채권은행을 돌며 출자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이 출자전환에 동의하면 팬택은 비교적 수월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은행마다 이해가 엇갈리는데다 현재 팬택 주가를 감안할 때 출자전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 문제는 워크아웃이 결정된 후에나 검토할 수 있는 문제이지 현 단계에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해외업체 지분투자도 변수=경영정상화에 필요한 또 하나의 열쇠는 팬택의 최대 거래처인 미국 유통업체 유티스타컴이 쥐고 있다. 팬택계열은 지난 9월 유티스타컴과 3년간 3,000만대의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추가로 5,000억달러 규모의 자본투자를 받기로 했다. 자본투자 방식으로 신주발행이나 주식매각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팬택과 유티스타컴은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유티스타컴이 워크아웃 상태에 돌입한 팬택에 자본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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