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가 아마에 맥못춰?

'아마최강' 김경태 시즌2승·'교포 아마' 이원준 2위<br>프로 허석호 3위 그쳐… 상금 1억2,000만원 받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 한결 같은 스윙,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기질.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 국가대표 김경태(20ㆍ연세대 2)에 대한 평가다. 샷에 완전히 물이 오른 김경태가 올 들어 프로대회에서 2승째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김경태는 10일 경기 가평의 가평베네스트GC(파72ㆍ7,030야드)에서 총상금 6억원이 걸린 가운데 열린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삼성베네스트오픈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한 김경태는 호주국가대표 아마추어 이원준(21)을 1타차로 제쳐 지난 5월 포카리에너젠오픈 제패에 이어 올해 정규투어에서 누구보다 먼저 우승컵을 2번이나 들어올렸다. 김경태는 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아마추어선수권을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쟁패하는 등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는 선수. 지난 1일 끝난 한국아마선수권에서는 무려 15타차 우승의 신기록을 세우는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적수를 찾기 어려운 국가대표 에이스다. 이날 경기는 3라운드 단독선두였던 정준(35)이 뒷걸음질을 하면서 그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이원준-김경태의 ‘아마추어 양자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선두에 각각 2, 3타 뒤진 2위와 3위로 출발한 이들은 10번홀(파5)에서 나란히 이글을 주고받는 등 난타전으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였다. 안정된 경기를 운영하며 기회를 노리던 김경태는 이원준이 12번홀(파4) 더블보기, 13번홀(파4) 보기를 범하는 사이 마침내 선두에 나섰다. 위기도 없지는 않았다. 3타차로 앞섰던 16번홀(파5)에서 1타를 잃고 이원준이 버디를 낚으면서 1타차로 쫓겼다. 그러나 17번홀(파3) 파에 이어 연장전으로 끌려갈 수도 있었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5m 거리의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에 매듭을 지었다. 현지에서 ‘호주골프의 미래’로 평가 받는 이원준은 고비 때마다 나온 실수로 1타차 준우승에 그쳤지만 호쾌한 장타와 갈수록 정교해지는 쇼트게임 능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경태와 이원준은 다음달 일본오픈과 세계아마추어팀선수권(남아공)에서 다시 만난다. 김경태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 참가 뒤 프로 전향을 선언할 예정이다. 상금을 받을 수 없는 아마추어의 선전으로 우승다툼 못지않게 뜨거웠던 ‘프로 1위’ 경쟁에서는 허석호(33)가 합계 11언더파로 단독3위에 올라 1억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는 기부문화가 어우러진 지역축제를 표방해 화제가 됐으며 코스관리와 경기운영 등에서 선진 투어 수준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시상식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대회,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정착시켜 국내 프로골프 성장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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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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