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활동 보장" 南자본에 손짓

■ 北, 개성공단 '특구' 지정소득세外 비과세·南노동자 수입 허용 '파격' 개성공단 개발을 남측에 일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성공업지구법의 기본 얼개가 발표됐다. 핵개발 파문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금강산관광지구법과 개성공단지구법을 잇따라 채택한 북한은 명실공히 경제개혁에 시동을 건 셈이다. 북한은 공단조성의 성패가 투자유치에 있는 만큼 기업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 투자유치 의지 북한은 전력ㆍ도로 등 제반 인프라가 아주 열악한 편이다. 이에 따라 공단의 성공 여부는 남측 기업의 투자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법 제3조에는 남측 및 해외동포, 외국의 법인ㆍ개인ㆍ경제조직 등을 투자유치 대상으로 하고 고용ㆍ토지이용ㆍ세금 등의 분야에서 '특혜'를 명시했다. 관세적용과 관련해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남측이나 해외로 반출하는 물자와 위탁가공 물자에 대해 무관세 원칙을 세웠다. 특히 외화 반출입을 허용하고 이윤의 14%를 소득세로 공제하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세금은 없다고 밝힌 점은 투자가의 이윤을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첨단산업의 일반기업에 비해 특세율을 4%나 저렴한 10%로 규정해 첨단기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줬다. ▶ 공단개발, 남측에 일임 북측은 땅과 노동력을 내주고 공단관리에 따른 모든 권한을 남측에 맡긴다는 구상을 법에 구체화했다. '공업지구 관리기관' 구성에서 '개발업자가 추천하는 성원'을 포함시켜 남측 인사가 이사장이 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간섭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27일 이와 관련, "법이 공단조성은 '개발자' 쪽에서 맡는다고 규정해 사실상 남측 인사가 맡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또 법에 근거하지 않는 투자자의 구속 및 체포를 금지했으며 우편ㆍ전화ㆍ팩스 등의 통신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남측과 다른 나라 노동력의 도입을 허용하고 공단 내 신용카드의 사용을 허용한 것도 눈에 띈다. ▶ 공단 성패 좌우할 남은 과제 남북은 공단 노동자의 임금과 관련, 100달러 언저리에서 큰 이견 없이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ㆍ임금 등의 문제는 그만하면 무난한 조건이란 평이다. 공단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대 고비는 '분양가를 얼마나 낮추느냐'와 경의선 철도ㆍ도로 등 인프라의 차질 없는 공사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다음달 초 실무접촉을 통해 통신ㆍ통관ㆍ검역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공단 분양가를 최대한 낮춰야 공단의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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