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5∼10년뒤 인간의 뇌 닮은 인터넷 나온다

■ 구글 이후의 세계 (제프리 스티벨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br>IT업계 "미래 비즈니스 선점하자"<br>뇌 과학자 핵심인재로 대거 채용<br>생각으로 작동하는 제품등 선봬



구글(Google)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스탠퍼드대학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인 테리 위노그래드 아래서 공부했다. 이들이 익힌 뇌 과학의 경험은 구글 설립의 근간이 됐다. 일례로 초창기 구글의 18번째 멤버가 된 인물은 뇌 전문 외과 의사로, 나중에 구글의 운영책임자가 되었다는 사실까지 본다면 구글에서 뇌 과학을 떼서 생각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가 첨단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로켓 과학자'라 불리는 NASA의 연구원들을 대거 영입했던 것처럼 오늘날 IT업계는 뇌 과학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인터넷 업체들은 스탠퍼드, 브라운, MIT, 하버드대학교의 뇌 과학자를 핵심인재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은밀한 비즈니스 전략이 '인간의 뇌를 닮은 인터넷 구현'이기 때문이다. IT업계의 '슈퍼 천재'라 불리는 저자 제프리 스티벨은 이 같은 움직임의 이면에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으며 그 격변의 시기는 길어야 5~10년 후라고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은 뇌다'라고 주장하는 그는 뇌가 만들어 나갈 인터넷의 미래상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책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이미 17년 전에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과 가장 유사한 검색엔진을 제안한 바 있다. 최적의 뇌신경은 자신을 둘러싼 다른 신경 세포와 가장 많은 '링크(연결)'를 유지한 세포라는 게 뇌 과학의 지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검색 문제는 인터넷을 (도서관 목록처럼) 카테고리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의 링크처럼 해당 웹페이지가 얼마나 많이 참고되느냐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는 이를 받아들였다. 신경세포의 링크처럼 해당 웹페이지를 즉각 불러와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글 검색엔진과 '애드센스'의 기반이 된 '워드넷'은 뇌가 언어를 저장하는 방식을 응용해 태어났다. 뇌과학 활용의 흥미로운 개념으로 '브레인게이트(Braingate)'가 있다. 리모콘을 다루듯 생각만으로 가전제품을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브라운대 존 도너휴가 이미 개발했다. 이를 발전시켜 소형 칩을 뇌에 이식해 사람의 뇌와 인터넷을 원격으로 연결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실현될 '생각하는 인터넷'은 정신적인 e메일, 페이스북이나 단문 메시지 등을 통해 전세계 수백만 명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기억이나 지능에 대한 관념도 바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오차없이 완벽한 기계적 도구가 아니라 경험과 어림짐작으로 작동한다. 또한 뇌의 습관은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기 위해 오래된 기억을 지우고 재구성하기에 인터넷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가 글로벌 대기업의 최근 동향을 살피며 거듭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다. 생각하는 인터넷이 바꿔놓을 인류의 풍경을 공략하라는 것.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행동심리학, 건강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인터넷 서비스가 그 예다. 이는 일견 '빅브라더'처럼 부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스티벨은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뇌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생각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알게 되면 인터넷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전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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