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범죄 검거 활약' 국정원 변신하나

검.경 공조로 잇단 개가… '공다툼' 신경전도<br>`도청파문' 실추된 이미지 개선 일환인 듯

날로 첨단.지능화되는 국제범죄 적발에 국가정보원이 앞장서면서 예전과 달리 자신들의 숨은 활약상도 적극 홍보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작년말부터 최근까지 국정원의 숨은 활약상이 두드러져 이른바 `도청사건'등 잇단 악재로 인해 `국정원 폐지론'까지 거론될 정도로 실추된 조직의 이미지 개선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공조로 중국에서 400억원권 위조수표 9장, 3천600억원어치를 구입해 인천공항으로 밀반입한 이모(47)씨를 검거했고, 2월27일에는 강남경찰서와 함께 중국동포 및 중국인 120여명을 한국인 관광객으로 위장, 일본으로 밀입국시킨 정모(48)씨를 적발했다. 또 1월19일에는 서울 마포경찰서와 함께 마약 투약과 섹스관광을 즐기려고 중국을 왕래한 의사와 전직 국회의원 아들 등 7명을 검거했고 작년 12월1일 울산지검이 중국에서 히로뽕 2천34g(시가 73억원)을 밀수입한 혐의로 구속한 장모(42)씨 사건도 국정원이 정보를 제공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작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검.경찰 등과 공조로 해결한 국제범죄사건은 168건(1천300명 검거)으로 예년보다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별로는 마약 관련이 58건(406명), 밀입국 39건(539명), 금융범죄 23건(96명), 밀수 22건(92명), 신분증 위조 17건(107명), 위폐 4건(11명), 기타 5건(49명) 등이다. 이런 국제범죄 적발에 성공하면 국정원이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홍보작업에 열을 올리는 점도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 동안 국정원은 대공 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범의 경우 첩보를 수집하면 검ㆍ경 등 유관기관에 정보를 제공한 뒤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것이 관례였다. 이름없는 `김요원', `박실장' 등으로 음지(陰地)에서 일해온 국정원 직원들이 일선 경찰서 기자실까지 찾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방송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채 실루엣만 보여주는 `그림자 인터뷰'를 하는 모습도 최근 심심찮게 보인다. 기자들의 질문에 친절히 답하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러다 보니 국정원이 적극 개입해 해결된 사건을 둘러싸고 검.경찰과 `공다툼' 비슷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일도 가끔 있다. 검.경찰이 국정원의 도움을 받아 외국인 범죄자를 적발하고도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국정원의 협조'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 국정원측이 이들 기관에 강력히 항의하거나 언론에 국정원의 기여를 꼭 다뤄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활동이 예전보다 줄어든 대신 해외 정보활동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 같다"며 "홍보문제 때문에 우리와 가끔 마찰이 있을 때도 있지만 국제범죄 분야에서 국정원의 활약은 독보적"이라고 치켜세웠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외출입이 잦아지고 공간제약이 없는 인터넷을 통한 마약,여권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우리나라도 거대 국제범죄조직의 세력권에 편입됐다"며 "저들의 수법을 낱낱이 알려 우리 국민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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