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명 백화점과 할인점에 거액의 위조수표 상품권 사기 사건이 발생,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현행 금융조회 시스템으로는 적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유통업체마다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중순 롯데백화점 2곳과 롯데마트 3곳 등 롯데 5군데, 이마트 5곳과 스타슈퍼 1곳 등 신세계 6군데, 기타 2곳 등 수도권 내 12군데 대형 유통매장마다 2,000만원짜리 및 2,500만원짜리 위조수표를 전액 상품권으로 교환해가는 사기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규모는 3억원어치에 달한다.
A씨는 최근 SC제일은행 화곡지점에서 2,000만원짜리 수표를 19만원짜리 수표로 여러 장 교환해간 뒤 금액 부분을 19만원에서 2,000만원 또는 2,500만원으로 모두 위조했다. 이어 5일부터 18일까지 롯데 관악점 등 13군데 매장을 차례차례 택시를 타고 방문, 택시기사에게 심부름 값을 주고 2,000만원짜리와 2,500만원짜리 위조수표를 10만원짜리 상품권으로 전액 바꿔치기 시켰다.
1억원어치 사기를 당한 롯데 관계자는 “너무 감쪽같이 위조한데다 수표 자체는 정상으로 발행된 것이어서 해당 창구에서 적발하기는 어려웠다”며 “우리로서는 수표의 일련번호 조회를 통해 위조 여부만을 가려낼 수 있지, 정교하게 위조된 금액까지 식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피해자일 뿐이고 모든 책임은 은행에 있다며 경찰에 사건의뢰 및 피해보상은 모두 제일은행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는 현재 관악서 등 해당 지역의 경찰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4,500만원 피해를 본 신세계측은 “해당 상품권은 전산으로 분류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 정지시킨 상태”라며 “이들 상품권은 음성적으로 거래돼 또다른 피해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구매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모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사건 뿐 아니라 얼마전에도 한 백화점에서 5,000만원짜리 위조수표 상품권 사기 사건이 발행한 적이 있다”며 “백화점마다 거액의 상품권 구매시 신분검색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는 등 대책 마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