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신용위험지수 22…2년4개월만에 최고치
한국은행이 가계대출에 사실상 ‘황색 주의보’를 내렸다.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가계대출에 대한 주의보를 낸 것이어서 가계대출의 부실 문제가 다시 한번 화두로 부상할 조짐이다.
한국은행이 5일 국내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면담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3ㆍ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22로 지난 2004년 1ㆍ4분기 29를 기록한 후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위험지수가 플러스이면 신용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음을 뜻하며 지수가 마이너스이면 신용위험이 낮아졌다는 응답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ㆍ4분기 0(제로)에서 올해 1ㆍ4분기 9, 2ㆍ4분기 16, 3ㆍ4분기 22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가계의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은행들의 우려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가계주택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도 2ㆍ4분기 -3에서 3ㆍ4분기에는 -13으로 뚝 떨어졌다. 금리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억제 등 정책요인과 주택가격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주택자금 대출에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신용위험도 원화강세,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와 내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와 올해 1ㆍ4분기까지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3ㆍ4분기에 6으로 증가했고 중소기업도 2ㆍ4분기 9에서 3ㆍ4분기 16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가계 부문과 달리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경쟁이 확산되면서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까지 거래선을 확대하는 등 대출태도를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수요 측면에서는 가계의 경우도 주택수요지수는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3을 기록해 비교적 중립적인 수준을 보였고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3ㆍ4분기에 34를 기록해 2002년 1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