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년 재정수지 적자 25兆원 넘어설듯

성장률 전망 갈수록 추락… 추가 세수 감소도 불가피


여야가 선심성 감세 경쟁에 나서고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내년 재정수지 적자가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 11월3일 제출한 수정 예산안에서 내년 국세 수입은 177조7,000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1조9,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실물경제 침체 극복을 위해 내년 예산은 195조1,000억원으로 8조4,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내년 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10월2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보다 10조4,000억원 늘어난 21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더구나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세제개편안을 수정 의결하면서 2조2,700억원의 세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추락하면서 추가적인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정부가 11월 수정 예산안에서 제시한 내년 성장률은 4% 안팎이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최악의 경우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UBS 등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은 마이너스 성장률까지 제시했다. 통상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세수는 1조5,000억~2조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세 수입이 수정 예산안(1조9,000억원) 및 세법 수정 의결(2조2,700억원)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4조원 이상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내년 3%의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당초 예산안보다 5조5,000억~6조원가량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세목별로는 경기침체로 근로ㆍ자영업자 소득이 줄고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근로소득세ㆍ종합소득세ㆍ양도소득세 등 소득세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법인세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둔화로 개별소비세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증시침체로 종합부동산세와 증권거래세 등의 세수 감소도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수정안에서 제시한 21조8,000억원에서 4조원가량 증가, 25조원 이상이 될 게 뻔하다. 이 같은 감세와 재정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적자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예산안에서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7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가 수정 예산안에서는 이를 17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적인 감세에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적자국채 발행 규모도 4조원가량 늘어나면서 2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가 당초 -1.0%에서 수정 예산안에서는 -2.1%로 확대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자국채 추가 발행시 재정수지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례없는 국제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실물경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자국채 발행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도 대규모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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