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는 물론 재고, 산업생산과 출하, 설비투자 등 모든 지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도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4.3%를 기록, 3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는 지난 98년 11월 이후 53개월 만에 최저치다. 신용카드 사용억제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도ㆍ소매 전부문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 위축으로 재고는 계속 늘어 4월 재고증가율은 전월(11.0%)보다 높은 11.5%로 2001년 5월(11.9%)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산업생산과 출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 1.2%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도체의 생산증가율이 14.9%로 전월의 23.8%에서 뚝 떨어졌고 자동차도 두자리수(12.0%)에서 한자리(8.5%)증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2개월만에 소폭 증가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4.2%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9.1로 8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으며 6개월 이후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0.2%로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4월에도 수출과 건설쪽이 그런대로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이마저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며 “5월에도 사스 여파로 수출이 감소하는 등 여건이 안 좋아 추세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