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제네시스 가격 '요지경'

V6 3.8 美선 3만 3,000弗… 국내보다 2,000만원이나 싸<br>세금 제외해도 1,000만원 가량 더 줘야<br>비싼 옵션 통째 장착에 소비자들 불만



현대자동차의 야심작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격이 최종 확정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격에 비해 국내 소비자가 치러야 하는 값이 2,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현대차의 가격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HMC)은 제네시스 미국 판매 기본가격을 V6 3.8 모델은 3만3,000달러, V8 4.6 모델은 3만8,000달러로 확정해 공개했다.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배기량 3.3 모델이 4,050만원, 3.8 모델은 5,280만원이다. 원ㆍ달러 환율 1,0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3.8 모델의 미국과 국내 가격 격차는 1,98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 측은 이에 대해 “내수용에는 미국에는 없는 세금과 고급 사양이 추가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미국에서는 차 값에 특별한 세금이 포함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개별소비세(세전가의 10%),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 부가세 등 총 24.3%의 세금이 부과돼 세금 부문에서 미국 시판가와 1,032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문제는 세금을 제외해도 국내 판매가가 미국 판매가격보다 여전히 950만원가량 비싸게 책정돼 있다는 점. 국내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3.8 모델을 살 경우 경차(최고급 사양의 모닝 SLX 뷰티 블랙프리미엄 906만원) 한 대 값을 더 주고 구입하는 셈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제네시스 3.8 모델을 구입하려는 고객층은 각종 편의사양을 일일이 따지지 않기 때문에 미국 판매용과 달리 20개 안팎의 옵션을 국내 판매용에 모두 장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설명에 쉽게 수긍하지 않고 있다. ‘제네시스 역수입’을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우리나라 소비자가 고급스럽고 비싼 사양을 선호한다는 것이 누구 생각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값비싼 옵션을 통째로 달아놓고 가격을 높이는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고객은 선루프를 달기 싫거나 블루투스 기능이 필요 없다면 제네시스 3.8 모델을 사고 싶어도 3.3 모델을 사야 한다. 선루프나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3.8 모델은 아예 없기 때문.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옵션을 선택하면서 가격을 조절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제네시스에 대한 가격 논란이 거세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수출용 차량의 국내외 가격차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6월 말 추가되는 국내외 가격차 조사 품목 10개에 국내 업체의 수출용 차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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