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자상거래 피해 속출

전자상거래 피해 속출지난 6월 말 주부 한모(35·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씨는 큰 맘을 먹고 29인치 평면TV를 구입하기로 하고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인터넷 쇼핑몰 A사를 찾아냈다. 한씨는 인터넷상에서 상품을 두세 번 꼼꼼하게 확인한 후 대금 99만7,000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주문한 상품이 도착하지 않아 A사에 전화를 걸었던 한씨는 인터넷에서 알려준 전화번호가 결번임을 알았다. 물론 인터넷사이트도 사라진 뒤였다. A사는 정식으로 시·도에 신고된 통신판매업체가 아니어서 사업자 소재지 등의 실체 파악이 불가능했다. 한씨의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법 이외엔 뾰족한 피해구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전자상거래 관련 민원은 98년 30여건에서 지난해 284건, 올 들어서는 7월18일 현재 725건이나 접수됐다. 대표적인 수법으로는 유령 업체들이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 물품 대금을 챙기고 사라지는 경우와 배달된 제품이 광고내용과 달라 환불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하는 사례. 최모(20·여·전주시)씨는 5월 21만원을 내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침구류 세트를 주문했다. 컴퓨터 화면에는 침대커버와 이불, 매트리스 커버에 베개까지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 배달된 제품은 이불과 베개 뿐이었다. 김모(31·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도 지난달 전자 상거래로 컴퓨터 부품인 그래픽카드를 32만원에 샀으나 불량품을 받았다. 그는 환불을 요구했으나 포장지를 뜯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같은 피해가 속출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령 인터넷 쇼핑몰에 의한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가칭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제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나 돼야 시행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보원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사기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으나 이를 제지할 제도마련은 인터넷시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늦다』며 『내년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법 제정 이전이라도 소비자피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의류제품 절반 품질미달>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의류 제품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원단이나 색상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인터넷쇼핑몰 10개 업체에서 구입한 30종의 의류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을 검사한 결과 47%에 해당하는 14종이 변색·바느질 불량 등의 결함이 있었으며 6개 쇼핑몰은 그나마 배송시간까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롯데닷컴에서 판매하는 디펄스 니트는 인공광을 4시간 가량 쪼인 뒤 변색 여부를 검사하는 일광견뢰도 시험결과 기준치보다 변색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에 문제가 있는 제품을 판매한 쇼핑몰 가운데에는 롯데닷컴, E-현대 등 유명 백화점의 인터넷쇼핑몰을 비롯해 삼성몰, 한솔CS클럽 등 우수 사이버몰로 지정된 인터넷쇼핑몰들도 포함돼 있었다. 소보원 조흥국 섬유시험팀장은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확인할 수 없는 전자상거래 특성상 기업의 신뢰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한 거래사기는 재래식 구매방법에 비해 1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 그룹은 17일 16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온라인 거래사기가 재래식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신용카드 회사들은 온라인 소매상들에게 일반 상점에 비해 66% 높은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때로는 카드사기에 따른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가트너 그룹은 온라인 판매상은 빈번한 거래사기에 덧붙여 여기에 수반되는 분쟁비용을 부담하고 설상가상으로 높은 거래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결과 온라인 판매상들은 1회 거래당 평균 30센트에 2.5%의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으나 일반 재래식 판매상들에게는 평균 30센트에 1.5%의 할인율이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트너 그룹의 에비바 리탄 조사국장은 크레디트 카드 발행사는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낮춤으로써 인터넷 공간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고 인터넷 상거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정상범기자 SSANG@SED.CO.KR 워싱턴AFP=연합입력시간 2000/07/18 19:4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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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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