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테헤란 벤처밸리 '풍전등화 위기감'

코스닥 연일 폭락 자금난으로 휘청코스닥주가가 일주일째 하락하는 등 폭락장세가 이어지면서 정보통신·인터 넷 등 벤처기업을 비롯, 벤처캐피탈·에인절(개인투자자) 등 모두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일부 인터넷벤처의 경우 자금난은 물론 회사의 존망 자체까지 걱정해야 하는 등 「벼랑 끝」 위기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다 벤처기업들의 「탈(脫) 테헤란 바람」이 확산돼 천정부지로 치솟던 테헤란밸리의 사무실 임대료는 보합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한풀 꺾였다. 호황을 누리던 일대의 고급 술집과 음식점들도 한산한 모습이다. 흔들리는 테헤란밸리거품 빠지는 임대시장 벤처캐피털 동향 벤처 투자자들 반응 벤처기업 동향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폭락장세의 여파로 에인절과 기관 등 투자자들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제의는 거의 없는 상태다.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 에인절클럽을 통해 6억여원의 투자유치 약속을 끌어낸 A사. 하지만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고 코스닥시장도 얼어붙으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실제 투자액은 예정보다 80%나 모자란 1억5,000만여원에 그쳤다. 또다른 에인절클럽도 최근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5억여원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실적이 거의 전무하다. B2B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기업인 B사는 업계에서는 선두그룹에 낄 정도로 기술력이 있지만 최근 한달 동안 국내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급기야 이 회사는 독일 등 해외투자가를 물색하고 있다. 주가하락으로 회사의 운명 자체가 바뀔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된 곳도 있다. 한국통신·LG그룹과 한솔엠닷컴의 매각을 추진해온 한솔은 주가가 올초의 6만3,000원에서 3분의1도 안되는 1만9,200원으로 추락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이대로 매각협상이 진행된다면 헐값에 회사를 넘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들도 극심한 동요를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최근 한꺼번에 나간 퇴직자를 보충하기 위해 58명을 신규 채용해야 했다. 주가가 폭락하자 위기감을 느낀 직원들이 우리사주로 배정된 주식을 팔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이라는 게 이 회사 인사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사장은 『몇몇 업체는 현재 투자유치한 자금을 모두 소진하고 직원들의 월급을 주는 데도 상당히 애를 먹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터넷 관련기업의 경우 핵심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벤처기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벤처기업간 인수합병이 본격화되면 코스닥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다시 벤처업계는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부·부동산부·정보통신부·성장기업부 입력시간 2000/05/19 18:5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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