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와 `에로`가 만난다면. 그 엉뚱하고 발칙한 발상만으로도 일단 눈길을 모으고 있는 영화 한 편이 있다. 이른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라고 하던가. 예수가 태어난 `성(聖)`스러운 크리스마스는 모든 상업 종사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 속`된 대목. 숙박업계 입장에서도 밀려오는 손님들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어 가장 `성(性)`스러운 시즌이 됐다고 말하면 어폐가 있을까. 이러한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초겨울. `포순이`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서는 게 주업무인 유성 온천 파출소 막내순경 성병기(차태현 분)가 화면에 등장한다. 병기의 가슴은 폭력배 두목 방석두(박영규 분)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짝사랑 중인 볼링장 종업원 민경(김선아 분) 앞에선 말 그대로 `무장해제` 상태. `소싯적` 사건으로 앙숙이 된 병기와 석두의 악연은 그러나 이번에도 피해가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감옥행을 거듭해온 석두가 성탄절마다 실연하는 징크스를 지닌 민경에게 사랑을 고백하겠다는 계획을 품게 된 것. 이건동 감독의 데뷔작인 `해피 에로…`는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다분히 `에로틱한` 코미디의 결합을 시도한 영화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여성과 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축으로 포르노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 혈기왕성한 고등학생, `속`된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스님 및 `온천 아가씨 선발` 을 꿈꾸는 주차장 걸 등의 사연이 끼여든다. 나름의 색깔을 내는 다양한 작중 인물들의 연기는 대체로 안정된 편. 하지만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연관성 없이 따로 도는 탓에 자연스런 감동이나 웃음이 유발되진 않는다. 전체적인 극적 뼈대가 약한 탓인지 `해피`를 기대했던 `에로`를 기대했던 만족할 만한 답을 얻기엔 다소 힘들어 보인다. 17일 개봉.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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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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