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요 Watch] 다시 뜨는 감성광고 마케팅

불황기엔 마음의 문 두드려라<br>비오는 풍경·가족 등 소재로<br>공감·감동·힐링·편안함 호소<br>지친 소비자 공감 이끌어내


후두둑 후두두둑. 빗방울이 유리창 위로 쉼 없이 떨어진다. 제법 거세다. 지나가는 행인의 우산 위에도, 노천 카페의 테이블 위에도 쉬지 않고 내린다. 하지만 이 빗소리는 차분한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빗속에서 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길이 무척 여유롭게 느껴질 정도다.

우리는 잔잔하게 차체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끝날 때쯤에서야 이 영상이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알리는 광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도 맨 마지막에 쏘나타 로고가 뜬 후에 간신히….


물류업을 하며 바쁘게 일하는 아빠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려 여러 번 전화를 거는 어린 딸과 예상치 못한 딸의 축하에 기쁘고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는 아빠의 모습을 담은 LG유플러스 LTE 광고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통신비 걱정 말고 일하라'고 나오는 내레이션을 듣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다.

때로는 장황한 설명보다 짧은 한 마디, 결정적인 이미지 하나에 마음이 움직이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계속된 불황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광고업계에는 다시금 '감성 마케팅'이 불붙기 시작했다.


방식은 보다 고차원적으로 변모했다. TV광고뿐 아니라 유튜브 등 광고를 선보일 수 있는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감성광고를 담는 그릇도 달라졌다. 15초가 아닌 3분, 길게는 30분이 넘는 마치 한편의 단편영화 같은 광고(브랜드 필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광고는 제품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기보다 '브랜드 가치'에 방점을 찍었고 판촉과 구매설득이 아닌 '이해'와 '공감'의 메시지를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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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의 호의적 반응을 이끌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영화 형식을 띤 광고, 삼성 갤럭시S4의 브랜드 철학을 녹여 만든 단편 옴니버스 영화 형태의 광고, 빗소리를 사운드에 담아 영화 같은 감각적 영상으로 뭇사람들의 잊혀진 감정과 기억을 소환한 현대차의 쏘나타 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대행사 HS애드의 김성호 부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는 소비자들이 현실적인 구매 패턴을 보였기 때문에 이미지보다 상품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강조해야 한다는 통설이 설득력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감성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등 소비자들이 제품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방송광고를 통해 장점을 중언부언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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