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이 접견실에 걸려 있던 벽화를 말(馬)그림에서 숲그림으로 바꿔 화제다.
이 위원장은 최근 금감위원장 집무실 바로 옆에 있는 접견실의 `들판을 뛰어다니는 말을 그린` 벽화를 교체하도록 지시했다. 이 벽화는 지난 2000년8월부터 걸려있던 것으로 최근 이 위원장을 찾아온 외부인사가 `(LGㆍ외환카드문제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것은 벽화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농담섞인 얘기를 건넨 후 바로 교체됐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은 “접견실 벽에 걸린 그림을 바꿀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었다”며 LGㆍ외환카드 등 카드사 유동성 위기문제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이 위원장에게 `접견실의 말 그림 때문에 금융시장이 요동친다`는 농담(?)은 결코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금감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접견실의 말벽화는 지난 19일 고요한 숲 속에 큰 나무들이 안정되게 자리잡고 있는 풍경화로 교체됐다. 벽화가 교체된 후인 20일부터 이 위원장이 고민하던 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은 우연일까.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