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나로텔 "감자·나스닥 상장폐지"

증권가 "매각 쉽게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 <br>社측 "자발적 M&A 없어…주가상승 기대"


하나로텔레콤이 2대1 비율로 감자를 실시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ADR(해외주식예탁증서)을 상장폐지한다. 하나로텔레콤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50% 균등 무상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24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가결되면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2주를 1주로 병합하게 되며 주식수는 4억6,335만주에서 2억3,167만주로, 자본금은 2조3,167억원에서 1조1,583억원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하나로텔레콤은 액면가 5,000원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감자를 통해 발생하는 1조1,583억원의 감자차익으로 지난해까지의 누적적자 1조729억원을 충당하기로 했다. 이날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대표 내정자는 “향후 감가상각비 감소 등으로 흑자전환하더라도 누적결손금이 있는 상태에서는 주주에게 배당할 수 없다”며 “이번 감자를 통해 누적 결손이 해소돼 주주이익 증대와 주가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DR물량도 하나로텔레콤 주식거래량의 0.2%수준에 불과해 상장폐지를 통해 상장유지비용 부담을 없애기로 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외국발행사의 등록취소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미 SEC(증권선물거래소) 규정개정이 마무리되는 3월이후 상장을 폐지할 계획이다. 박 대표 내정자는 “이번 감자결정이 기업매각과는 무관하며 앞으로 자발적 M&A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최근 셀런TV처럼 미디어사업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신주발행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정관변경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이번 감자가 결국 하나로텔레콤의 인수합병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신증권은 “감자로 주식가치는 변동이 없지만 감자차익으로 결손금을 털 수 있어 재무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하나로텔레콤이 지난 4분기에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30% 줄인데다 M&A 전문가인 박 대표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감자는 최대주주인 AIG-뉴브리지컨소시엄(39.45%)이 기업을 매각하기 위해 밟고 있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추후 매각작업에도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실시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일부에 하나로텔레콤 인수 대상으로 SK텔레콤, LG그룹, 케이블TV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막강한 유선통신망을 보유한 LG그룹계열의 데이콤과 가입자가 많은 하나로텔레콤간의 합병이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이날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1,643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날 하나로텔레콤 주가는 감자소식과 4분기 실적부진으로 전일보다 4.20% 하락한 2,395원으로 마감,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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