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신차 돌풍에 힘입어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에 국내외에서 주문이 몰리며 야간작업에 주말 특근까지 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티볼리는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서 창사 62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블록버스터' 차량에 등극할 기세다.
티볼리의 선전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환율 등 대외변수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무엇보다 소중한 일터를 지켜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남다른 희생과 열성 덕택이다. 노조는 2010년 이후 5년 연속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했으며 지난해 업계 최초로 통상임금 문제를 노사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마무리 지었다. 수년간의 법정관리를 거치며 겪었던 극렬한 파업과 투쟁이 결국 노사 모두에 손해라는 값진 교훈에 따른 것이다. 특히 티볼리는 단순한 신차 모델이 아니라 국민과 지역사회에서 쌍용차의 도약을 위해 힘을 보태줬다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쌍용차의 아픔을 알고 있는 수많은 국민이 구매행렬에 동참했고 지역 인사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열성적인 판촉활동을 벌여 오늘의 '티볼리 신화'를 탄생시켰다.
물론 쌍용차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익성 개선 문제도 그렇거니와 티볼리 주문 급증에 따른 생산라인 재조정부터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노조 지도부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경쟁 차종인 신형 투싼의 단위공장 간 물량조절에 전격 합의한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쌍용차 노사는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만큼 이 여세를 몰아 'SUV 명가'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야만 쌍용차가 국민들에게 받은 성원에 보답하고 회사를 떠났던 복직 희망자들도 하루라도 빨리 일터로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