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관 ‘팔자’ 주가 뒷걸음 530선까지 하락할수도

이라크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 지는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이 매도공세를 벌여 종합주가지수가 연 나흘째 하락하는 약세국면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의 관망세와 기관의 매도우위가 월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경우 미국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들어서야 매수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기관은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 역시 당분간은 박스권의 하단부에 위치한 530선 안팎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바그다드 대회전에서 미국이 혁혁한 전과를 올리는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전 `기정 사실화`로 나흘째 약세=종합주가지수는 27일 현대투신 매각과 새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 발표 등 국내의 호재성 소식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5.53포인트(1.00%) 떨어진 549.26포인트로 마감, 540선대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국내발 호재보다 이라크발 악재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현대투신 매각과 새 정부 경제운용 방향을 통해 금융권 구조조정 본격화와 재정 조기집행, 퇴직연금 도입 소식이 전해졌지만 장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지상군 추가파견과 이에 따른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장세에 더 민감하게 반영되는 모습이었다. 최민철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가 하락한 것이 반영돼 종합주가지수도 약세를 이어갔다”며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산 앞둔 기관들의 매도공세=특히 이 같은 분위기에서 기관이 이틀째 매도공세를 보임으로써 향후 조정국면이 더 이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외국인은 전일 639억원 순매도에서 이날 비록 소액이지만 30여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전일 931억원에 이어 이날도 660여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기관 매도공세가 약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미국 증시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침체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매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가 다시 본격적인 반등국면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결산을 앞두고 매도우위의 전략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기관은 지난 11일 이후 반등국면에서도 프로그램 매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현물 투자규모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세여건이 악화되면서 그 동안 거둬들였던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대중 SK증권 법인영업부 과장은 “대부분의 기관들이 장세전망을 낙관하기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산기인 3월말을 맞아 오히려 매매규모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530선에서는 기술적인 반등여부 주목해야=전문가들은 일단 530선대에서 기술적인 반등이 나올 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종합주가지수가 나흘째 하락함에 따라 추가하락하면 단기낙폭을 이용한 매매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국면이 나타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라크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세계 증시가 동반 침체국면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황이 개선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국증시 동향을 면밀히 살핀 뒤 투자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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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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