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볼펜회사 모나미가 유통업체였네?

"본격적인 변화의 해"… CI도 변경

누구나 한번쯤 써 본 모나미 볼펜을 만드는 모나미가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로 분류된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12일 모나미에 따르면 잉크 카트리지 등 컴퓨터 소모품을 유통시켜 거둔 매출액이 기존의 볼펜 매출을 넘어서면서 작년 주총 이후 거래소에서 업종을 바꾸었다. 모나미 송하경 사장은 "유일한 상장 문구 업체인데 제조업에서 빠져나오면 서운하다고 떼를 써서 1년은 버텼는데 결국 바뀌었다"고 말했다. 모나미는 1994년부터 한국HP의 프린터 잉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2005년 말 기준으로 컴퓨터 소모품 매출 비중이 55.88%로 문구류의 43.44%보다 훨씬 높았다. 송 사장은 "주5일제가 도입되면서 볼펜 매출이 더욱 신통치 않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최근 프린터에 재생 잉크를 섞어 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HP 잉크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오자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HP 프린트 스테이션'. HP 프린터의 사진인화, 앨범제작기술 등을 살리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한국 HP에 먼저 제안을 했다. 송 사장은 "kinkos 등 기존 업체는 복사, 출력 업무를 24시간 한다는 것 외에 특징이 없는데 우리는 맞춤 서비스를 추가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찾기 쉽게 동네 문방구를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모나미는 국내 문방구 3만개 중 거래관계에 있는 문방구 8천개에 숍인숍 프랜차이즈 형태로 HP 프린트 스테이션을 넣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기업을 대상으로 HP 레이저젯 프린터와 복합기 제품을 중장기 리스하는 사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송 사장은 "지금처럼 프린터 등을 사서 쓰는 오피스 문화는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앞으로는 리스하거나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회사의 비전을 문구업체에서 'office culture creator'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적극적인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다"고 강조하고 이에 맞추어 CI도 오래된 문구 이미지에서 벗어나 트렌디하고 젊은 분위기로 바꾸었다. 또 지난달 청담동 본사 사옥도 220억원에 팔고 경기도 용인 수지로 옮겨가기로했다. 송 사장 그러나 여전히 머릿 속의 반은 볼펜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남아 시장은 아직 성장하고 있어 당분간은 그쪽에 신경을 쓰려한다"고 말하고 "한동안 중국산 저가품에 밀렸는데 이제는 가격은 일제보다 싸지만 품질은 중국산보다 훨씬 좋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년간 매출액이 1천700억원선에 머물렀는데 앞으로 3-4년후에는 3천억-4천억원 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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