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통령 訪日에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6월 방일 일정이 발표되었다. 역사의 뒤안길을 배회하던 군국주의 망령이 또 다시 일본열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일외교는 많은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갖게 한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두 정상은 한ㆍ미,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북핵 문제 해결방안을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졛棋萱?양국의 다자회담 참여 등을 위한 공조강화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과거사에 대한 인식 위에 미래지향적 한ㆍ일관계의 구축방향과 경제분야 협력 등을 주요 의제로 채택, 활발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위기를 막아내는 일이다. 이번 노 대통령 방일의 성패 또한 한반도 전쟁의 우려를 불식하고, 동북아시대에 걸맞은 평화와 상생의 논리로 일본정부와 국민을 설득해 내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이와 함께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 움직임에 대한 경계도 명확히 해야 한다. 바야흐로 2차 대전 참전자의 3세대(손자) 시대에 접어든 일본은 고이즈미 집권 이후 급속히 군사대국화와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이미 세계3위 수준의 군사예산을 쓰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전시 및 준전시 상황을 전제로 한 유사법제의 입법화, 재무장을 향한 각료 일련의 거침없는 망발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군사력의 보유와 행사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 제9조의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이 조만간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속담에 “두 번 있는 것은 세 번 있다”는 말이 있다. 한두 번 있었던 일은 또 한 번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신군국주의는 `한ㆍ일 파트너십`의 장래는 물론, 동북아의 불신과 대립을 심화시키고 군비경쟁과 핵무장경쟁, 심지어는 무력충돌 사태까지도 한꺼번에 몰고 올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외교 접촉이 있은 다음에 미소짓기와 듣기 좋은 말이 넘쳐 나면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포토 옵(photo op)`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일이 단순히 한ㆍ일관계가 파트너십을 되찾고 정상화되었다는 선언적 이미지를 전달하는젩?跆?옵` 외교성과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노 대통령이 지난 방미 논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실속 있는 정상외교 보따리를 국민 앞에 풀어 헤쳐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전갑길(국회의원ㆍ민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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