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서봉수의 수확

제2보(21~32)



"조한승이야 원래 유연하게 두는 사람이니까 그렇다 쳐도 이세돌은 언제나 표독하게 두는 사람인데 오늘은 아주 차분하게 두고 있네요."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이성재8단이 하는 말이다. 조남철패밀리의 막내인 이성재는 1977년생. 십대에는 유망주로 손꼽혔으나 군대를 다녀온 후 오랫동안 슬럼프를 거쳤다. 최근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조남철의 형인 조남석씨는 조상연과 조치훈의 친부인데 외손자인 최규병9단과 이성재까지 배출했으니 사실은 조남석패밀리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만년에는 이성재의 시합에 늘 동행했다. 지방까지 따라다니는 열성을 보였다. 빨간 넥타이를 즐겨 매는 멋장이였는데 그분은 물론이고 이젠 조남철까지도 고인이 되었다. 백28로는 참고도1의 백1에 하나 눌러놓고 싶다는 이영구6단의 지적이 있었다. 흑은 2에서 4로 두게 될 터인데 이렇게 두었더라면 좌변 흑진의 두께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흑4로 보강하지 않고 참고도2의 흑1에 올라서면 백2의 침입수가 클로즈업된다. 좌변의 실속을 선수로 파내고 상변까지 백22로 벌리게 되어 백의 대만족이다. 이영구가 막힘없이 좔좔 해설을 하자 옆에 있던 서봉수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영구는 평소에 이 패턴을 깊이 연구해 두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서봉수는 후배의 연구 성과를 우연히 공유하게 된 것이고…. 서봉수가 해설료도 없는 검토회에 열심히 얼굴을 내미는 것은 이런 수확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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