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30일] 미녀들의 수다

숀 덩컨, 미국 대사관에서 한반도 담당, 특히 북한 문제 전문가이다. 니콜라 김, 캐나다 대사관에서 정치담당 서기관이며 북한 인권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노처녀다. 클리메스 미정, 독일 대사관의 1등 서기관으로 가야금과 김치 담그기는 어느 한국사람 보다 훨씬 뛰어나다. 소피 비스맷, 벨기에 부대사로 이 여인네들의 리더 격이다. 김자경,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2등 서기관으로 이 모임의 막내 역할을 하며 잔심부름을 다한다. 모국 한국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이었지만 대표하는 조국은 다른 여인들. 즉, 한국에 나와 있는 한국계 여성 외교관들이다. 이들이 어떤 이유에서 한국을 떠났는지는 각자 다르지만(그것이 중요하지도 않지만) 그 나라에서 훌륭하게 성장해 지금은 모국이었던 한국에서 자기 조국을 대표하는 성공한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떡볶이와 순대를 먹어가며 스스로 소박하게 한국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이들이 각각 본국의 이익과 국익을 대변하고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한층 더 높이고자 노력해 훌륭한 외교관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도 기특하지만 '의전(protocol)'을 가장 큰 덕목으로 생각하는 외교관의 삶 속에서도 몸빼바지(?)를 입고 입양아ㆍ독거노인과 소년ㆍ소녀 가장들을 찾아다니며 빨래를 해주거나 간식을 만들어주는 남모를 선행이 더 기특하다. 이 소박한 모임이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전해지자 박근혜 前 한나라당 대표도 이들을 불러 차를 함께 마시며 칭찬과 격려를 보냈다고 한다. 또 외교부 차관, 국회의원들, 그리고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대사 등도 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유형의 어려움을 딛고 각자의 나라에서 훌륭하게 성장해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가슴 따뜻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산(?) 외교관들…. 이들이 왜 김태희나 이효리보다 더 미녀로 보일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