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긴급 당정협의까지 개최하며 ‘상반기 중 마련’을 공언했지만 당정 간 의견이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최종안이 ‘상반기’에서 ‘올해’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해 현안 보고를 받기 위해 마련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단이나 백지화는 아니고 신중하게 가겠다”며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한 뒤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부과체계 개선을 가능한 한 올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새누리당과 정부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해 당정 협의를 열고 상반기 중 최종안을 마련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삼일만에 최종안 마련 시점을 놓고 다른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후퇴는 지난 8일 새누리당 대변인논평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오후 2시경 논평을 통해 “복지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이 1년 반 동안 구상한 개편안을 토대로 이를 보완하여 이르면 올해 상반기 최종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시간가량 지난 수정본에서 이는 “올해 내로 최종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권 대변인은 “당정협의 이후 브리핑에서 ‘상반기 내’ 최종안 마련이라고 해 그렇게 알고 있었으나 협의에서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고 해 ‘올해 내’로 수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개편안 마련 시기를 놓고 당정 간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기획단이 개선안을 마련한 만큼 최신 데이터로 시뮬레이션만 실시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통상 시뮬레이션이 2, 3개월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상반기 중 최종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기존에 논의된 것이 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해서 상반기 중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정부는 기획단의 개편안 가운데 여러 가지 조건을 다르게 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상반기에 최종안이 마련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문 장관은 이날 복지위에서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하는데 2개월도 안 걸리지만 정책화하는데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정 간에 최종안 마련 시점을 놓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최종안이 언제쯤 마련될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연말정산 파동에 이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보험료가 늘어나게 될 가입자의 여론을 의식해 개편이 연기된 만큼 총선(2016년 4월)에 가까울수록 개편 작업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