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검역 문제로 수출길이 막혔던 우리 대표 먹거리 김치가 연내 중국 대륙에 다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우리 김치에 적용했던 위생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지난 11일 자국 절임채소에 대한 위생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절임채소에 일괄 적용되던 대장균 위생 기준에서 한국 김치인 '비멸균발효상품'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은 그동안 절임채소인 '파오차이(泡菜)'에 대해 대장균 수가 100g당 30마리가 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을 요구해왔다. 우리 김치는 고온에서 살균하지 않고 밭에서 바로 수확해 절이기 때문에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 해 사실상 중국 수출이 막혔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는 중국에 2010년 117톤의 김치를 수출한 후 최근까지 4년간 공식적인 수출을 못하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치 수출이 재개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정부가 정부의 노력에 화답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4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의견청취를 거쳐 연내 이 같은 개정안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대형 식품업체의 관계자는 "중국으로 김치가 수출되면 최근 엔저와 한류 인기 저하로 김치 수출이 줄었던 일본 부문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업체 관계자도 "한국산 식품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상황에서 김치 수출이 재개되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아직 행정예고 수준에 그친 만큼 김치 수출 재개가 확정돼야 대중국 김치 수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세종=구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