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한국엔 버핏같은 부자 왜 없나

미국에서는 요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부자증세 주장을 놓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정적자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백악관은 버핏의 발언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렇게 돈이 많다면 자선기부나 더 하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하지만 버핏의 발언은 폭넓은 공감대를 얻으며 전세계적으로 부자증세 논의를 확산시키고있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그룹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 등 프랑스의 부호 16명도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특별 기부제를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청원했다. 뿐만 아니다. 영국ㆍ벨기에 등에서도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겠다며 거들고 나섰다. 각국 정부 입장에서도 재정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는 터에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니 반가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처럼 부자들이 앞장서서 돈을 더 내겠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버핏과 베탕쿠르의 자발적 증세주장이 단순한 선의인지 어떤 숨겨진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미국인들이 모두 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자들도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버핏의 발언은 귀담아 들을만하다. 프랑스 부자들도 자신들이 누렸던 유럽 시스템과 환경의 혜택을 이제 돌려줄 때라고 역설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정위기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재정위기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경제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눈을 돌려 한국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한 듯하다. 정부 일각에서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추가로 낮추는 반면 소비세는 오히려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서민들은 요즘 갈수록 삶이 팍팍해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갖추지 못한 사회일수록 불안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버핏의 솔선수범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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