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에게 5~6월은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다. 또 각 보험사에서 영업실적이 탁월한 설계사들은 이 시기에 열리는 '연도대상 시상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보험사는 해마다 가장 좋은 영업 실적을 올린 설계사에게 '보험왕(판매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시상한다. 때문에 연도대상 수상은 모든 설계사들의 꿈으로 여겨진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보험사의 설계사 수는 총 32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연도대상을 받는 설계사들은 말 그대로 '영업의 달인'이자 '왕중왕'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만큼 보험왕은 보험사들이 떠받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각 보험사의 보험왕이 거둬들이는 수입 보험료는 연간 5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들 1명의 실적이 수백명의 직원을 먹여 살릴 정도가 되는 셈이다.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큰 만큼 수입도 억대 수준이다. 연봉이 10억원을 웃도는 설계사도 많다. 웬만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처럼 평생 단 한번 오르기도 힘든 보험왕이지만 몇 년째 1등 자리를 지키는 이도 수두룩하다. 이 때문인지 업계에서는 보험왕에게는 특별한 DNA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각 보험사의 연도대상에서 1등을 차지한 설계사들의 면면을 보면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전문지식에 해박하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고객을 위해 발로 뛰는 것은 기본이다.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면서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발이 닳도록 현장을 다닌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왕들은 현장에서 익힌 노하우를 기반으로 나름대로 영업 철학을 세우고 이를 견지해 온 열성파들"이라며 "고객 한 사람의 행복뿐만 아니라 가족, 나아가서는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보험이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금융 지식과 컨설팅 능력까지 무장했다고 보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 보험사의 한 임원은 "특급 설계사일수록 영업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재테크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고객의 가족까지도 함께 챙기는 등 고객과 장기 신뢰를 구축하는 데 최대의 정력을 쏟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