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귀차니스트’를 위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귀차니스트란 ‘귀찮다’와 ‘ist’의 합성어로, 귀찮은 것을 싫어하고 혼자 생활하는 데 익숙한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귀차니스트들을 겨냥해 사용 편리성을 크게 강화한 제품이나 소비자의 동선을 줄여주는 간편한 상품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테크노마트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이 달 들어 지난달에 비해 ‘귀차니스트’관련 상품 판매가 15%가량 늘었다.
귀차니스트들의 최고 인기 상품은 리모컨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 리모컨을 가지러 가기조차 귀찮은 사람들에게 인기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MS-300’은 휴대폰 기능 외에 TV, DVD, 셋톱박스, 노래방까지 조절할 수 있는 리모컨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TV리모컨과 3차원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애니콜 SCH-V500’도 활동공간을 최대한으로 줄여주고 컴퓨터나 오디오를 켜는 수고를 덜어준다.
셔터를 누르는 것을 귀찮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음성으로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도 출시됐다. 니콘의 ‘쿨픽스 3700’은 음성녹음을 이용한 셀프타이머 기능이 있어 포즈를 취한 후에 미리 녹음해 둔 음성이 나오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다.
LG의 토스터 내장형 전자레인지 ‘MD-273EJS’는 독신 귀차니스트에게 환영 받는 제품. 우유를 데우는 동시에 토스터를 통해 빵도 구울 수 있어 주방을 여러 번 들락날락 할 필요가 없어 독신 귀차니스트들에게 인기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청소를 자동으로 해주는 로봇청소기도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가전이다. 특히 가격이 50만원대인 아이로봇의 ‘룸바’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다른 회사의 로봇청소기에 비해 비교적 저가여서 주머니가 가벼운 귀차니스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식품류에서도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낱개로 살 수 있고 포장만 뜯으면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안심사과’가 대표적인 상품. 지난 2001년부터 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농협하나로유통이 경우 올들어 판매가 급증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안심사과는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라며 “매장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최근 귀차니스트들을 겨냥해 씻을 필요 없이 바로 물만 부어 밥을 지을 수 있는 ‘씻어나온 맛있는 쌀’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