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김인수(38·가명)씨는 일명 '쫄바지족'이다. 김씨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하며 붙여진 별명이다. 김씨가 이 같이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이유는 울산의 자전거도로망이 안전하게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일 아침과 저녁 태화강변을 따라 구축된 자전거도로를 상쾌하게 내달린 다음 자전거 시범지구로 지정된 번영로~산업로~동천변~염포로 등을 지나 가뿐히 출퇴근한다. 이 뿐일까. 김씨는 주말에는 가족이 각자의 자전거를 타고 울주군 작천정을 지나 석남사까지 가는 울산 문화유적 탐방을 즐기는가 하면 북구 강동에서 울주군 간절곶까지 해안을 따라 놓인 자전거도로로 자전거 드라이브에 나설 때도 있다. 잘 닦인 자전거전용도로를 따라 가는 길은 행복 그 자체다. 지금은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10여년 뒤쯤이면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이 현실화 된다. 머지않아 자전거 한 대만 있으면 울산지역 어디로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전거로 출근하고 등교하고 시장보고 운동까지 하는, 그야말로 자전거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울산시가 자전거 이용 천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10여년 뒤에는 자전거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절로 자전거 타고 싶은 도시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998년부터 자전거 관련 시설 확충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이제는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0년 동안은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데 의의를 뒀지만 이제는 이용자가 불편 없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 중심의 자전거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울산시 건설도로과 박용석 과장은 "올해 수립된 울산시 자전거이용시설 정비계획(변경)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가면 울산시민에게 자전거가 편리함과 건강을 동시에 지켜주는 주요 이동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 주차난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절약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돼 울산시가 추구하는 에코폴리스 울산으로 도약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 두바퀴로 굴러가는 '녹색 교통도시' 만든다
2012년까지 총 1,345억 투입해 도로 558㎞ 확충
시가지 간선도로 주축 완벽한 교통네트워크 추진
"지역내 명소는 물론 부산 기장까지 드라이브 가능" 울산 전 지역이 자전거 도로로 연결된다. 울산시는 최근 발표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1,345억원을 들여 자전거도로 558㎞를 확충한다. 이밖에 울산시는 지역 2,916곳에 116억원을 들여 자전거타기 교육장, 자전거보관대 및 주차시설, 보도턱과 안전시설, 수리센터 및 편의시설, 공공자전거시스템 등의 설치를 통해 울산에 바람직한 자전거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닦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기존 시설에 새 옷 입힌다=울산시는 우선 1단계 사업으로 올해부터 2011년까지 현재까지 구축돼 있는 자전거 관련 시설의 문제점을 정비한다. 현재 울산 전역에 퍼져 있는 자전거도로는 77개 노선 150여㎞에 달하지만 자전거만 다니는 전용도로는 2개 노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특히 자전거도로 간에 단절 구간이 많고 자전거도로로 지정된 구간 곳곳에는 가로수, 안전봉 등 지장물들이 널려 있어 신구노선 신설보다 기존 자전거도로 정비가 우선 되어야 한다. 울산시는 이 같은 기존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을 완전히 개선할 계획이다. 인도 겸용 자전거도로를 각각 구분되고 단절된 자전거도로와 병목지점을 연결시키기로 했으며, 도로 곳곳에 있는 지장물도 특별반을 편성해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올바른 자전거타기문화 확산을 위해 교육 사업에도 주력한다. 현재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과 중구 동천체육관에 있는 자전거타기상설교육장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고 5개 구군별로 최소 1곳씩 추가 개설하고 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타기 교육도 확대한다. ◇도심 내 완전한 자전거망 구축=울산시는 2단계 자전거인프라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울산 시가지 내에서는 불편함 없이 자전거를 탈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가지를 가로 지르는 태화강과 동천을 중심으로 한 자전거도로의 정비가 마무리 돼 시가지 내부 주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자전거도로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통근과 통학, 업무와 생활형 자전거 이용은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예를 들면 주거 밀집 지역인 울주군 천상ㆍ구영리에서 북구 효문동을 거쳐 동구, 북구 농소에서 북구 효문동과 온산공단으로 이어지는 자전거전용도로를 통해 5개 구ㆍ군의 시가지 인접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자전거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지게 된다. 박용석 울산시 건설도로과장은 “울산은 최근 10년 사이 급팽창했는데 계획도시로 발전해온 것이 아니다 보니 사실상 자전거 인프라 구축 여건이 좋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태화강과 동천을 가로와 세로 축으로 한 십자형 자전거도로를 통해 통근 통학 기본적인 업무를 자전거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타고 동구에서 울주군 석남사까지=울산시의 자전거도로 구축 사업의 최종 목표는 관광ㆍ레저ㆍ문화형 자전거도로 완성이다. 자전거를 타고 울산지역 명소를 탐방할 수 있고 해안 자전거도로를 따라 북구 강동에서 부산 기장까지 드라이브할 수도 있게 한다는 프로젝트다. 이 계획은 2021년까지 추진되는데 이맘때쯤 되면 울산시가 구축한 자전거도로에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해안 일주와 4대강 연결 자전거도로가 완성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된다. 간절곶∼진하∼덕신∼두왕사거리∼울산역∼현대자동차∼대왕암∼남목∼주전∼강동을 연결하는 연장 75㎞의 해안일주 자전거 도로망과 명촌동 태화강∼울주 구영리∼석남사∼낙동강을 연결하는 53㎞와 태화강(삼호교)∼울산대∼양산 서창∼부산 경계를 잇는 17㎞의 접경지역 연결 자전거도로가 완성된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가 모두 완성되면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울주군 석남사까지, 북구 농소에서 대운산성, 청송사지 3층 석탑, 반구대암각화까지 지역의 모든 주요 문화유적지를 자전거로 돌아볼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