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마저 실물경기 본격 침체 국면

구매자관리지수 3개월째 50 하회… 유럽은 48.4로 2년來 최저<br>구리값 7% 급락등 원자재가 일제 곤두박질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의 실물경기지표가 본격적인 침체국면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구리 가격은 하루 만에 7%나 급락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HSBC는 지난 22일 중국의 9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지수가 49.9로 3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중국 PMI는 7월 50을 하회한 데 이어 9월까지 내리 3개월에 걸쳐 50에 못 미쳐 중국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PMI는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경기 지표로 50 미만이면 경기가 수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과열과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주택매입 제한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세계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중국마저 경기 후퇴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자금줄이 막힌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도 높아지고 있으며 선진국의 수요 위축으로 해외수출이 줄어드는 등 내우외환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9.6%에서 9.5%로 하향 조정했고 아시아개발은행도 9.6%에서 9.3%로 조정하는 등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취홍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상반기 중국 수출의 성장 기여율이 사실상 0%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복합 PMI도 2년여 만에 최저치인 48.4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는 9월 복합 PMI가 48.4로 낮아져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경기마저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르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우리는 경기가 이제 위축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번 지수는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물지표 악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전망이 위축되면서 구리ㆍ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구리 선물가격은 22일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에서 7%나 하락하며 1년 내 최저치인 파운드당 3.48달러에 거래됐고 원유 가격도 6.3% 떨어진 배럴당 80.51달러를 나타냈다. 자동차ㆍ건설 등 주요 산업에 널리 쓰이는 구리는 실물경기의 바로미터이자 경기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이다. 투자자들이 달러화와 미 국채 등에 몰리며 금 선물 가격도 3.7% 하락했다. 금융회사인 네웨지그룹의 알렉 레빈 파생상품 전략가는 "구리 가격 하락은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 가격은 4월29일 S&P 500지수가 전고점을 기록하기 3주전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보다 앞서 실물경기를 예측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미국ㆍ유럽연합의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비관론이 중국 등 신흥국의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이트펀드 매니지먼트의 앙구스 글로스키 펀드매니저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재정위기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2008년에 이은 제 2의 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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