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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 중인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예정보다 하루 늦은 6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다.
임 특사는 북한방문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김대중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남북간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임 특사의 방북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한층 싸늘해진 남북관계에 해빙무드를 조성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대화도 촉구하는 우리측의 의지를 전달,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아 공동보도문 작성에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임 특사의 방북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공동보도문에 담길 중요한 대목은 그동안 중단됐던 이산가족 교환방문 재개를 비롯, 장관급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서울에서 다시 연다는 것과 월드컵과 평양 아리랑축전에 양측 총리급이 교차 방문하기로 한 것 등이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인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대화 재개 등 핵심적인 부분은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임 특사의 방북은 어렵게 성사된 납북간 고위층 대화의 장(場)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임 특사의 방북 효과는 앞으로 남북, 그리고 북미관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 양측이 서로 필요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달 말부터 두달 동안 개최되는 아리랑축전에 남한을 비롯,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관광객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체제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는 극심한 식량난도 한몫을 했다.
춘궁기라는 타이밍이 대화를 재촉한 측면이 짙다. 우리 정부로서도 '퍼주기'라는 일부의 주장이 국민들 사이에서 점차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현실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어떻든 경색된 남북간의 대화통로에 물꼬가 트였다는 점은 매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김 국방위원장은 북미ㆍ북일간의 대화 필요성에도 동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리랑축전 기간 중 남측의 이산가족이 대거 평양을 방문, 축전을 관람하고 이산가족을 상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북간 철도 연결을 비롯, 경제 현안도 풀릴 수 있는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앞으로의 실천이 중요하다. 진정한 남북간의 화해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그 시작이랄 수 있다. 이제는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다.